[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킹키부츠'가 코로나19를 뚫고 '모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귀중한 가치를 전한다.
2020 '킹키부츠'는 현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코로나19 확산세를 뚫고 공연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라 공연 중단 사태, 좌석 띄어앉기 재예매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여전히 감염자 '제로'를 유지하며 공연을 진행 중이다. 매일 막이 오르는 무대 위에선 웃을 일이라곤 없는 시대, 롤라의 유쾌한 존재감이 빛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킹키부츠' 공연 사진 [사진=CJ ENM] 2020.09.14 jyyang@newspim.com |
◆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박은태의 '롤라'…제대로 '흥 폭발' 보장
'킹키부츠'는 신디 로퍼의 신나는 음악을 무기로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흥행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도 2013년부터 이미 여러 차례 뜨겁게 사랑받았다. 올해 코로나19로 전국민이 시름에 빠진 시기, '킹키부츠'가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다. 박은태, 성규, 김환희 등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했고, 이석훈, 최재림, 강홍석, 김지우 등 기존 캐스트들 역시 든든히 자리를 지켰다.
무엇보다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배우 박은태의 성공적인 '롤라' 변신이 압권이다. 누구도 박은태의 롤라를 상상하지 못했지만, 화려하고 아름다운 비주얼로 객석을 단단히 홀린다. 무려 나이와 성별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특유의 유연하고 섬세한 대사 처리와 연기 스타일도 빛난다. 과도하게 여성스럽거나 특별한 제스처를 취하지 않아도 부드러움 속 단단함을 지닌 롤라의 캐릭터가 완성도있게 구현됐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킹키부츠' 공연 사진 [사진=CJ ENM] 2020.09.14 jyyang@newspim.com |
제대 후 첫 복귀작 무대에 오른 인피니트 성규의 기량도 놀랍다. 아주 평범하고 정상의 삶을 살려 하는 찰리의 고뇌는 꽤 현실적이다. 덕분에 거의 모든 이들이 깊게 공감한다. 성규는 단단한 목소리와 안정적인 연기로 설득력있게 찰리를 그려냈다. 로렌 역의 김환희는 푼수같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철저 방역·띄어앉기 '안심공연장' 구축…코로나19에 무함성 공연
'킹키부츠'가 이토록 오래 사랑받은 이유는 분명하다. 드랙퀸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불편함이 전혀 없다. 롤라는 스스로를 받아들이면서, 타인 역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차별과 편견에 시달리고, 발끈하지만 그는 차별을 누군가에게 갚아주거나 되물림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인배적 면모를 가득 드러낸다. 동시에 스스로가 인정받고 싶은 만큼, 남도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온 몸으로 전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0 '킹키부츠' 공연 사진 [사진=CJ ENM] 2020.09.14 jyyang@newspim.com |
여기에 신디로퍼의 신나는 팝 음악과 가슴을 뻥 뚫어주는 스토리, 흥겨운 춤사위까지 함께한다.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이 시국이 원망스러울 지경이다. 이전 시즌까지 '킹키부츠'에서는 가장 화려하고 멋진 드랙퀸인 엔젤들이 객석에 찾아와 함께 댄스타임을 즐겼다. 안전을 위해 띄어앉기와 무함성 공연이 돼버린 상황이 아쉽다. 대신 커튼콜에선 뜨거운 박수와 춤사위는 자유로이 허용된다. 오는 11월 1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