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비중 높은 화장품주, 부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
면세점은 '시내 면세점'으로 돌파구.. LCC 항공도 고전
코로나19·추석연휴 물동량 늘며 택배株만 '활황'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해마다 명절을 기다리던 수혜주들이 올 추석에는 울상을 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운항이 일부 끊긴데다 명절 특수의 한 축인 중국 국경절 효과 등을 크게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강세를 보이던 화장품·면세점·항공업 등의 주가가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언택트주인 운송주는 명절을 앞두고 최근 크게 상승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최근 1년 간 주가 변동 현황. 2020.09.21 [사진=네이버금융 캡처] |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과 항공사, 면세점 관련주 등 전통적인 명절 수혜주들의 주가가 보합 상태다. 이미 코로나19 장기화로 저점에 다다른 만큼 추가적인 하락은 없지만 기대감을 담은 상승효과도 없었다.
중국인 소비 비중이 높은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19% 빠진 1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월 초 대비 2.96% 빠졌다. 올해 초 설 연휴를 앞두고 24만 원을 호가하던 주가는 코로나 사태로 여전히 주저앉은 상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월 주식시장에서 코로나 쇼크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8월 최고점을 찍은 이후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이달 초 151만300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 149만7000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우울한 성적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한 달간 각각 6.85%, 11.23% 상승했다. 올 해에는 중국 내 화장품 수요 회복과는 별개로 면세점 매출 부진이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아직 매스 및 오프라인 부진 영향권"이라며 "면세점 매출 또한 전년 대비 40% 감소해 부진할 것이다. 하이난 면세 등 다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매출 비중이 90%인 한국 면세점 내의 부진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관광객들에게 기대고 있던 중국 소비주의 경우 가시적인 면세점 회복이 관건이다. 국내 면세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랫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들어서는 호텔신라, 신세계 등은 시내면세점을 중심으로 매출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초 대비 부진을 털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면세점 산업의 리스크에 집중했지만 시내 면세점은 중국 화장품 도매 채널로서의 역할이 여전하고 공항점은 정부 조치로 상황이 한시적이나마 급호전된 상태"라며 "주가가 상당히 낮아진 점은 고려하면 지금은 잃은 게 없는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문장 교대식을 관람하고 있다. 2020.01.29 dlsgur9757@newspim.com |
장기 휴가 효과로 해외 관광객들의 운송을 맡았던 항공사 역시 수요 위축으로 주가 하락을 맞봤다. 대형항공사의 경우 화물 부문에서 호조를 보이며 주가를 지탱하는 반면, 단거리 소형비행기 중심인 LCC(저가항공사) 주가는 여전히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한편 CJ대한통운 등 운송주는 코로나 특수를 맞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물동량이 많아지는 추석 연휴(8~10월)와 설연휴(1월)에 오름세를 보이는데다가 올 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선물량이 많아진 덕이다.
또 증권가에서는 지난달부터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택배 물동량이 40~50%까지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유진그룹이 계열사 임직원 13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집콕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연휴 기간 사용 예상 비용이 지난해 대비 4% 감소에 그치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어떤 제품이 많이 구매될지는 모르나 어쨌든 택배 물량은 급증할 것"이라며 "CJ대한통운은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가능성은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주가 레벨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언택트 수혜주로 계속 부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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