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재임 후 신사업 집중...코로나에도 실적선방
하이닉스 부회장 겸임...향후 지배구조 재편에도 주목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32년간 'SK맨'으로 그룹의 주요 보직을 역임해 온 박정호 사장이 SK텔레콤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함과 동시에 내년부터는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임힌다. 그간 그룹내 주요 인수·합병(M&A)를 이끌며 통합 SK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박 부회장의 앞으로의 역할에 관심이 모인다.
SK그룹은 3일 오전 10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관계사 이사회를 통해 이 같은 임원인사를 최종 확정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T] 2020.09.25 nanana@newspim.com |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히는 박 부회장은 사실상 지금의 SK그룹의 토대를 만든 주역이다. 지난 1989년 SK의 전신인 선경으로 입사한 뒤 그룹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중요한 M&A을 주도해서다.
SK그룹이 신세기통신과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물론, 통합 SK 출범을 이끌었다. 지난 2017년에는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에도 참여했고 최근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사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그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의 대표이사로서 경영실적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최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경영인 평가에서 국내 ICT기업 CEO 중 박 부회장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대표이사 선임 이후 꾸준히 16조~17조원대의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시국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예년 실적을 뛰어넘는 18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아마존, 우버 등 글로벌 대표기업들과 꾸준히 협력하는 등 박 사장이 비통신 신사업 육성을 위해 전방위로 노력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오는 29일에는 SK텔레콤에서 국내 1위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을 분사시킨 '티맵모빌리티'를 출범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까지 ADT캡스의 모회사 LSH와 SK인포섹을 합병해 국내 1위 보안전문기업을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SK텔레콤이 중간 지주사 아래 ▲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의 5개 핵심 부서를 두게 된 것. 포화상태에 다다른 무선통신사업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SK텔레콤을 '빅테크'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통신'부터 떠올리게 되는 기존의 사명도 SK텔레콤의 다양한 신사업을 포괄할 수 있도록 바꾸는 작업에 돌입했다. '티스퀘어', '티모', 'SK투모로우'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로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하는 SK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데 지배구조 재편을 위해서는 SK하이닉스의 역할이 중요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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