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75개→2020년 986개
주식매매서 자산관리 서비스로 재편
코로나로 지점 영업 다변화도 영향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증권사 지점 감축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부쩍 늘면서 증권사들이 각 지점을 규모가 작은 영업소 형태로 전환하거나 통합하는 방식으로 고정비용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증권사의 국내지점은 총 986개로 처음으로 1000개 밑으로 내려왔다. 지난 2016년 12월(1275개)과 비교하면 무려 22.6%(219개)나 줄어든 수치다. 4년 만에 지점 5개당 1개 이상 꼴로 사라진 셈이다. 지난해 말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하면 증권사 국내지점 수는 950개를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증권사로 추려보면 KB증권이 1년 새 115개에서 108개로 7개를 줄였고 미래에셋대우도 87개에서 77개로 10개를 줄였다. 신한금융투자는 124개에서 119개로, 삼성증권은 68개에서 63개로 각각 줄였다.
이 같은 현상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편의성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지점을 통한 주식매매가 쪼그라들던 지난 2017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증권사들은 주식매매 영업을 주로 하던 지점 운용방식을 자산관리(WM)로 재편하는 등 지점 거점화에 속도를 올렸다.
KB증권은 지난해에만 4개의 지점을 통폐합하는 대신 WM복합점포수를 늘렸다. KB증권은 총 108개 지점 중 WM복합점포 74곳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2년 동안 총 57개 지점을 통폐합하는 등 원스톱 WM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지점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점에서 브로커리지를 통한 수익 창출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지다 보니 자산관리 서비스를 중심으로 주요 거점지역에 대형 센터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이 많은 지역은 가능한 지점을 현행으로 운영하되 수도권 등은 꾸준히 통폐합 하는 게 요즘 추세"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증권사의 군살 빼기도 갈수록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3월 폭락장 이후 비대면 거래에 익숙한 2030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되고 있어 오프라인 지점 축소·통폐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게 증권사들의 판단이다. 올해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토스증권의 경우에는 아예 무점포 경영방침까지 밝힌 상태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증권사에서는 비대면 계좌 개설이 크게 늘었다"며 "장기적으로는 비대면 금융서비스의 이용자 경험이 축적되며 오프라인 채널 의존도가 약화되고 온라인 채널로의 서비스 이전과 고정비 절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