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발 기다리지 말고 '협상 재개' 신호 보내야"
[편집자] 조 바이든 시대가 개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은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고 천명한 그의 발언처럼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기후변화 등으로 급변하는 국제환경 속에서 역사적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이든의 미국은 예측 불가능했던 '트럼피즘'에서 벗어나 중국을 견제하고 동맹을 존중하는 합리적인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는 데서 출발할 전망입니다. 뉴스핌은 '바이든 시대'가 한미동맹과 대북정책, 보호무역주의를 비롯해 한국과의 정치·경제·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 100일 이내에 다뤄야 할 주요 핵 관련 사안으로 북핵 문제를 꼽은 미국 연구기관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군축협회(ACA)는 19일(현지시각) 발표한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100일 이내 다뤄야 할 주요 핵 관련 사안 분석 보고서(Nuclear Challenges for the New U.S. Presidential Administration: The First 100 Days and Beyond)에서 다섯 가지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북핵 문제를 꼽았다.
북한이 지난해 10월 10일(현지시간)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 무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TV vía / Latin America News Agency. 2020.10.11 |
북핵 협상을 다시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서는 새 행정부가 북한에 협상을 재개할 의지가 있다는 조기 신호를 보내면서 북한이 도발 등 먼저 행동에 나서길 기다려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동맹국과의 조율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는 북미관계 전환의 일부분으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더 현명하고 더 실용적인 단계적(step-by-step) 외교전략을 추구할 것이란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신임 국무장관은 공식 성명 또는 발언을 통해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비핵화 및 평화, 역내 동맹에 대한 안보 등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 위험을 감소시키는 구체적이고 검증가능한 조치를 취하는 대가로 제한적 제재완화를 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ACA 켈시 데번포트 비확산정책 국장은 보고서 발표 화상회의에서 북미 싱가포르 합의는 동맹국인 한국이 지난주 강조했듯이 향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팀은 출범 초기 미국이 북한과 선제조건 없이 협상에 관여할 의지가 있다는 조기 신호를 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다"며 "이러한 조기 신호는 트럼프-김정은 간 싱가포르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재확인하는 것을 포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번포트 국장은 이어 북한이 우선적으로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선언을 재확인하고 그 다음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은 이에 대한 일부 제재완화 등 상응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에 내정된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도 지난해 12월 미 연구기관 화상회의에서 차기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외교정책 우선 순위에 올리고 한국 등 동맹국과의 논의를 통해 북한에 먼저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RFA가 최근 미 행정부 전직 관리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토머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군축 국제안보 차관 대행,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선임국장,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 분석관,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 등 설문에 응한 13명 중 절반 이상인 7명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북한에 대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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