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달러 초과 합병 5건...얼라이트 규모 73억달러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주식시장에서 25일(현지시간)에만 15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이 성사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규모가 10억달러를 초과하는 스팩 합병은 5건이었다. 이 가운데 블랙록이 소유한 급여·기업 복지 서비스 제공업체 얼라이트와 미국 억만장자 빌 폴리가 출범한 스팩의 합병 규모는 73억달러였다.
스팩은 비상장 회사나 타사 사업을 매수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주식을 공개하는 회사다. 인수처를 찾아내면 그 회사와 합병하고 차후 사업을 영위하는 피인수 기업이 존속회사 및 상장사가 된다. 대다수 스팩이 2년 안에 인수처를 찾지 못하면 투자자에게 자금을 돌려주는 구조로 돼 있다.
스팩은 신생기업(스타트업)들이 빠르게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는 창구로 여겨진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스팩 66개가 출범해 183억달러의 자금을 모집했다. 이는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전통적인 IPO 절차를 통해 조달된 132억달러를 앞지른다. 지난해 스팩의 자금 조달액은 790억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스팩 시장이 급팽창하자 이를 통해 상장한 기업의 '질'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는 투자자들에게 선택권을 갖고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하는 기업과 상장에 대한 선택지가 없어 스팩을 택하는 업체는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현재와 같은 스팩 시장의 팽창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신규 스팩에 투자하는 것을 사실상 기회비용이 들지 않는 저금리 환경에서 돈을 버는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로펌 커크랜드 앤드 엘리스의 크리스천 내글러 파트너는 "비상장 회사가 스팩과 합병하는 사례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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