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증시는 별개, GDP 추이에 대범해야
영원한 일등주 드물어 주도 산업 변화무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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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1990년 12월 상하이거래소 설립을 기준으로 할 때 중국증시 A주 시장 탄생이 30주년을 맞았다. 중국 증시는 30년 동안 지수와 상장사 싯가 등 외형에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수익은 늘 다른 투자 수단에 비해 아주 보잘 것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증시 통계는 A주(상하이와 선전증시 상장사) 투자 30년 동안 70%가 손실, 20%는 본전, 10% 정도만이 수익을 냈음을 밝히고 있다. 중국에선 증시 개설 보다 한참 늦은 1998년 부터 상품방이라는 제도가 도입돼 시장에서 집(아파트)을 사고 팔게 됐다. 주식 투자자들이 30년 동안 몇푼의 현금을 벌어들인데 비해 20년 동안 부동산을 매매한 사람들은 대부분 수십억 원 ~수백억 원(한화)의 부자가 됐다.
중국 증시는 전형적인 외화내빈의 형세를 보이고 있다. 포탈 뉴스 텐센트가 기관 자료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하이지수는 1990년 이후 36배가 올랐다. 연평균 상승률은 14%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국 부동산의 연 평균 상승률은 6%에 못미친다. 10년 물 국채의 연평균 수익룰도 4%가 안된다. 그런데도 주식보다는 부동산이 부자를 만들어줬다.
증시 전문가들은 A주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연평균 수익률이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높지만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30년 래 연도 기준 상하이지수 최대 상승은 1992년(166%), 최대 낙폭은 2008년(65%)이었다. 이런 상황하에서 거의 모든 해 A주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수익률과 동떨어진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텐센트는 증시 전문가들을 인용해 A주의 큰 변동성이 중국 경제와 상장사 구조 변화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투자가 경제를 견인하던 시대에는 은행 부동산 자원 종목들이 A 증시를 견인했다. 이들 업종 주가는 경제 주기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였다.
주식 투자자들의 구성도 중국 증시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2020년 1분기 기준 중국증시의 기관 투자자 비중은 30.3%(공모 10.8%, 외자8%, 보험자금 7.1%)이고 자연인과 법인이 25%, 개인이 38.3%로 여전히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다.
개인 투자자들은 잦은 매매율(단기보유)과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 자세, 상투를 잡거나 하락장세 끝 무렵에 매도하는 습성으로 스스로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2015년 6월~2019년 1월 베어마켓 당시 상하이지수는 5178포인트에서 2440포인트로 떨어졌다. PE가 21배에서 11배까지 내려갔다. 이때 역시 개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1.01.27 chk@newspim.com |
중국 증시 증시전문가들은 개인들이 흐름을 놓치고 낭패를 보는데 비해 기관들은 파동(지수 변동성) 기간에 오히려 수익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상하이지수는 2014년 역사적 저점으로 PE가 8배 내외에 머물렀다. 귀주모태(구이저우마오타이) PE도 이때 심지어 9배에 못미쳤다. 귀주모태는 물론 완커와 해강위시(海康威视) 항서의약 등을 저점 매수해 장기 보유한 기관과 큰 손 투자자들은 수억(수백억 원)~수십억 위안(수천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중국증시에는 A주 투자에서 돈을 벌려면 GDP 성장률을 쳐다 보지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2007년이후 중국 GDP는 3배 이상 불어났다. 그동안 상하이지수는 비슷한 시점인 2007년 10월 사상 최고점 6124포인트에서 현재 3500포인트 대로 후퇴했다. 중국의 경우 증시가 반드시 경제의 청우계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30년 동안 A주 시가총액 톱10 기업의 순위 변화를 살펴보면 중국 경제 펀더멘탈의 변천과 함께 투자의 방향에 대한 성공 팁을 얻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상하이 증시 출범 10년이 안된 1998년 12월 말 기준 A주(중국 본토증시 상장사) 시가총액 1위기업은 TV를 만들어 팔던 쓰촨촹훙이라는 기업이었다. 2001년 WTO 가입 전 공급 부족의 시대로 전통 제조 가전이 성장을 견인할 때였다. TV 가전 회사들은 내수 판매와 수출을 통해 달러를 찍어내 듯 돈을 벌어들였다. 가전 종목엔 묻지마 투자세력이 몰렸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고 약 10년 뒤인 2010년 중국석유 공상은행 중국신화(神華) 등 금융과 자원 업종 기업들이 시가 총액 상위 랭킹에 올랐다. 공업화와 도시화의 시대로 철강과 유색금속, 석유 석탄, 부동산이 성장의 4대 엔진이 됐고 관련 종목들이 증시 투자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다시 10년이 지난 2021년 A주 시가총액 톱 10에는 또 한차례 지각변동의 균열이 발생했다. 구조적으로 규모가 큰 은행과 보험을 제외하고 고급 고량주를 대표하는 귀주모태와 오량액(五糧液, 우량예), 신에너지 자동차 전지 분야의 영덕시대(寧德時代) 등이 톱 10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귀주모태는 세계적인 공룡기업 공상은행을 제치고 중국 증시 싯가 1위 기업에 오르며 30년 중국 증시사에 파란을 일으켰다. 귀주모태는 연륜이 까마득한 코카콜라까지 제치고 식음료 분야 세계 1위 시가 기업이 되면서 세계 증시 판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20년 전 중국증시 싯가 1위 기업 쓰촨창훙의 현재 시가는 당시의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10년 전 싯가 1위였던 중국석유은 현재 싯가 톱 10기업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는 회사가 됐다. 더욱이 중국석유는 시가총액이 13년 전에 비해 무려 90% 넘게 증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A주 시장에서의 중국석유를 간신히 숨만 붙어있는 기업으로 비유한다. <시리즈 下로 이어짐>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