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헌터라제 수출로 하반기부터 매출 발생 기대
코로나 백신도 CEPI 통해 5억 도즈 이상 위탁생산 계획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GC녹십자의 독감백신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 가운데 희귀질환인 헌터증후준 치료제 헌터라제의 수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이 녹십자의 하반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녹십자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GC녹십자 오창공장 전경 [제공=녹십자] |
지난해 1분기에는 독감백신의 매출이 130억원 가량 발생했지만 올해는 해외로 수출되는 백신의 선적 시기가 미뤄지면서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녹십자에 따르면 1분기에는 남반구에 독감백신이 수출되는데 올해는 선적 시기가 뒤로 늦어지면서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녹십자는 2분기부터 독감백신 매출이 발생하고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중국 및 일본 판매 시작으로 연내 추가적인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헌터라제, 중국·일본에서 연내 매출 발생 기대
정맥주사 방식의 헌터라제IV는 중국에서 승인 받은 첫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헌터증후군은 IDS(Iduronate-2-sulfatase) 효소 결핍으로 골격 이상, 지능 저하 등이 발생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으로 남자 어린이 10만~15만명 중 1명 비율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인구가 많은 중국에서 승인 받은 최초의 치료제 헌터라제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헌터라제IV는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승인을 받은 이후 지난 2월 출하돼 현재 약가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일본에도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ICV'가 지난달 출하됐다. 헌터라제 ICV는 머리에 디바이스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으로 기존 정맥주사 제형이 뇌혈관장벽을 통과화지 못하는 단점을 보완했다.
중국과 일본 모두 연내 약가 협상을 마친 뒤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헌터증후군은 아시아인에서 발생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중국 1호 헌터증후군 치료제를 내놓은 녹십자가 시장 선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는 헌터라제 약가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일본도 향후 약가 협상 과정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상업화가 되면 상당한 매출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풍문 무성한 코로나 백신 CMO...CEPI 통한 위탁생산 확실시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CMO) 가능성도 높다. 다만 어떤 제약사의 백신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으며 노바백스 백신은 라이선스 인으로 향후 국내 허가 후 생산할 계획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2분기 도입이 예정된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유통을 녹십자가 맡게 되면서 위탁생산까지 담당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녹십자 측은 특정 제약사나 백신에 대한 CMO 수주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녹십자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황이다.
녹십자는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가 자금을 지원하는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녹십자는 5억 도즈 이상의 백신 생산을 맡는다.
녹십자 측은 CEPI와 여전히 협의 중인 상황으로 개별 제약사와의 협의는 별도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녹십자 관계자는 "모더나 백신의 경우 위탁생산이 아닌 유통에 관련한 권한을 가진 것이고 모더나 백신 CMO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특정한 회사의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것은 확인해줄 수 없다. 다만 CEPI에 소속된 복수의 제약사의 백신을 도입해 위탁생산하는 방안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생산 대신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전념하기로 한 것 역시 경쟁사인 녹십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자사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중단하고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전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독감백신 물량은 국가예방접종사업에서 결정한다. 예방접종사업에서 맡게 될 물량을 확인해야 영향이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