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IB업무 강화하려는 의지"
KTB네트워크, 토스 투자로 적잖은 성과 기록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KTB투자증권이 업계 7위의 유진저축은행 인수에 팔을 걷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유진저축은행의 최대주주 유진에스비홀딩스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1293만주를 약 732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유진에스비홀딩스는 유진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법인이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KTB투자증권의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율은 30%가 된다.
[로고=ktb투자증권] |
우선 KTB투자증권이 밝힌 표면적인 이유는 수익구조 다변화다.
KTB금융그룹은 현재 증권뿐 아니라 자산운용·네트워크(VC)·PE·신용정보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여기에 저축은행 분야도 포함시켜 향후 계열사 간 파급효과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들어오면 사업 포트폴리오가 더 좋아지고 수익원이 다양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서는 구체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빚내서 투자하는 기조가 확산된 점을 저축은행 인수 이유로 보고 있다.
증권사는 자본시장법상 자기자본 100%까지만 여신 사업을 할 수 있지만, 여신 역할이 가능한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여신 사업을 확대할 수 있어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축은행과 제휴해 여러 신용공여 상품을 판매할 수도 있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 저축은행 인수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선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이유를 신용융자만으로 해석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저축은행을 인수한 경험이 있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경영하기 나름이겠지만 증권사에 저축은행이 들어왔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시너지가 확대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KTB투자증권이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진짜 이유는 투자은행(IB) 업무 강화라는 해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유진저축은행의 건실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국내 양질의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진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업계 7위권 대형 저축은행이다.
KTB투자증권의 계열사인 벤처캐피털 KTB네트워크가 국내 유니콘 기업인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 한다.
올해 중으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KTB네트워크는 지난 2월 상장 이유로 "유니콘 기업 발굴 및 투자"라고 설명했다.
다만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유진저축은행 측에서 먼저 제안이 왔고 좋은 건이라 판단해 인수를 결정했다"면서 "아직 실사를 앞둔 만큼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