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한진 개인고객 택비비 CJ 수준으로 인상…최대 50% ↑
기업고객 인상률 6~15% 대비 높아…"단가 차이 있어 불가피"
온라인쇼핑몰 소비자 택배비 전가 가능성…서비스 개선은 미미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택배사들이 기업고객에 이어 일반 소비자가 내는 택배비를 인상했다.
특히 개인고객 택배비가 큰 폭으로 올라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류인력 투입으로 인한 택배비 현실화 논의가 있었지만 기업들이 비용을 전가하면 결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 롯데·한진 개인고객 택배비 최대 50% 인상…업계 "단가 차이 있어 불가피"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달 중순부터 개인 고객 택배비를 최대 50% 올렸다. 한진의 경우 초소형(3kg·80cm 이하) 택배 가격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소형(5kg·100cm 이하)을 4000원에서 6000원으로 조정했다. 각각 25% 50% 가격 인상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소형(5kg·110cm 이하) 5000원 ▲중형(15kg·130cm 이하) 6000원 ▲대형(25kg·160cm 이하) 7000원 등 1000원씩 올렸다. 기존 ▲극소형(2kg·80cm 이하) 5000원 ▲소형(5kg·100cm 이하) 6000원인 CJ대한통운과 가격 수준을 맞춘 것이다. CJ대한통운 측은 당분간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기업고객 대비 가격 인상폭이 높다는 것이다. 앞서 올해 초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3사는 소형 기준 택배비를 각각 15.6%, 12.5%, 6% 올렸다. 개인 고객과 비교하면 인상률이 최대 4배 이상 차이난다.
업계는 기업고객과 개인고객의 단가 차이 때문에 인상률 차이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은 대부분 한두개 물량을 단건으로 보내는 데 비해 기업은 대량으로 고정적인 물량을 거래한다"며 "택배기사가 한 번 방문할 때 이익률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단가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택배업계의 개인고객 비중은 미미하다. 매출 기준 10% 내외로, 이익 기여 역시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업계가 기본 요금이 낮더라도 대규모 물량을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 힘을 쏟는 것 역시 이런 이유에서다.
◆ 온라인 쇼핑몰 등 소비자에 택배비 인상 전가 우려…"비용구조 개선으로 해결해야"
이번 택배비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기업고객 단가 인상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 등이 최종 소비자의 배송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경우 분류인력 투입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게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도 업계가 택배비를 급격하게 올린 데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객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 기업에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배송비는 기업이 내부 비용 구조를 개선해서 해결해야 한다"며 "택배기사의 과중한 업무 해결을 위해 인상해야 하는 택배비 부담을 온전히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택배비 인상으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이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택배업계는 택배비 인상의 효과로 자동화 시설이나 허브터미널 등 설비투자에 투입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택배 서비스는 택배사들의 기본적인 사업영역이라는 점에서 경영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택배산업은 지난해 20% 이상 성장하는 등 꾸준이 커지고 있어 대규모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며 "증가하는 물량에 맞춰 안정적인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