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드릴십 판매 실패로 적대규모 적자
재무구조개선 시급..감자 후 1조 유증 결정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중공업이 올 1분기 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 매출 1조5746억원, 영업손실 5068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5000억원대 영업손실은 강재가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과 공사손실 충당금 및 고정비 부담, 재고자산 드릴십 5척에 대한 평가손실이 반영된 결과다.
삼성중공업은 "도크 가동율을 높이기 위한 긴급 물량 확보 과정에 일부 선종에서 발생한 공사손실 충당금을 1분기에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저유가 영향으로 수주가 급감하면서 내년까지 도크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전경 [제공=삼성중공업] |
여기에 올 상반기 강재가 인상이 예상 폭을 훨씬 웃돌아 제조원가가 크게 상승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유럽계 매수처와 드릴십 3척의 매각에 합의했으나 지난달 말인 계약금 입금 기한이 경과돼 재고자산 공정가치 평가에 따른 손실을 1분기에 인식했다.
삼성중공업은 기존 협상처를 포함해 복수의 다른 매수 희망처와도 매각 및 용선 협상을 다각도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연간 매출은 6조9000억원, 영업손실 76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 들어 한국 조선사들이 일감 부족을 상당 부분 해소했고, 향후 발주 증가 및 선가 상승 전망도 긍정적"이라며 "올해 수주 목표를 78억 달러에서 91억 달러로 상향했으며, 2분기부터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선박 발주 호조가 이어지며 1분기에만 42척, 51억 달러(5조7000억원) 수주를 기록하면서 수주잔고를 지난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인 16조2000억원까지 늘렸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액면가 감액(5대 1) 방식의 무상 감자를 실시하고,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하기로 했다.
유동성 확보는 물론 확보한 재원은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발과 스마트 야드 구축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실시하는 액면가액 감액 무상 감자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액해 납입자본금을 낮춰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 감자 방식은 통상적인 발행주식 감소와 달리 감자 후 발행주식수의 변동이 없고 주식 평가 금액이 동일해 주주입장에서 지분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
삼성중공업은 감자를 통해 발생한 납입자본금 감액분 2조5000억원을 자본잉여금으로 전환해 향후 자본잠식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추가 자본 확충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선제적이고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액면가액 무상 감자 역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한 끝에 나온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무상감자는 주주총회 결의 사항으로 다음달 개최될 임시주총 승인 후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는 임시주총에서 수권주식수 확대를 의결한 후 일정 등 세부 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