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생산 백신'에도 무게...국내 백신 수급에 숨통 트일지 주목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CMO)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부 물량은 국내에도 수급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의 백신 수급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일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한다는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해 "현재 확정된 바 없어 확인이 불가하다"며 "이와 관련해 추후 확인이 가능한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는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 화이자 백신을 위탁생산할 것이란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은 것과 대비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실상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협상이 진행 중이란 것을 시인했다고 보고 있다. 논의 시점은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이 유력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사진=로이터 뉴스핌]2021.05.06 mj72284@newspim.com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백신을 생산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에 비춰, 관련 업계에서는 백신의 병입 단계 생산을 맡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병입 단계는 무균 상태에서 원액을 주사용 유리 용기에 짚어 넣는 생산의 마지막 단계다. 원료만 공급되면 백신 생산이 바로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종적으로 위탁생산을 하기 위해서 각국에서 밸리데이션(설비 유효성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회사는 송도에 제1공장(3만L)·제2공장(15만4000L)·제3공장(18만L)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제3공장의 경우 설비 유효성 검증엔 약 1년이 걸렸다. 일부 설비만 백신 위탁생산에 활용 한다면, 시간은 단축될 수도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설비 등 구축과 밸리데이션 등 최소 6개월 이상 걸린다"며 "이미 기반이 갖춰져 있는 회사는 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정부가 언급한 '8월 생산 백신'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일 것이라는 주장에도 무게가 실린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 총괄팀장은 지난달 15일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계약 체결을 진행 중"이라며 "이에 따라 8월부터는 승인된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으로 생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시 정부는 국내 제약사가 어느 곳인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백신의 일정량은 국내에도 수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현재까지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AZ) 등 글로벌 제약사와 1억9000만회분의 백신 도입 계약을 맺었으나, 583만회분 도입 완료된 상태다. 선진국보다 한발 늦게 백신 확보에 나서 제때 물량을 확보하지 못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로직스 관계자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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