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맥 이어 테라까지 잇단 맥주 가격 인하...'가정용 시장' 확대 행보
15일부터 맥주가격 재편...테라<한맥·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카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여름 맥주 1위 자리를 놓고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가정용 시장을 타깃으로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섰다. 수도권 3인 이상 집합 금지 등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피해 최소화를 위해 가정용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이날 부터 대표 맥주 브랜드 테라의 500㎖ 캔 제품 출고가를 15.9% 인하한다. 하이트진로는 앞서 지난 5월에도 캐릭터 '스마일리'와 협업한 한정판 테라 캔 제품을 약 15%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 바 있다.
편의점 냉장고에 진열된 맥주 모습. [사진=CU 제공] 2019.12.27 nrd8120@newspim.com |
하이트진로가 캔 맥주 제품의 가격을 인하한 이유는 '가정시장 확대' 때문이다. 캔 맥주는 편의점, 마트 등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종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유흥업소 등 업소용 주류소비가 침체된 만큼 가정용 시장을 공략해 맥주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업소용과 가정용 맥주의 판매 비중이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업소용 판매 비중이 최대 30%까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캔 맥주 제품의 가격 인하 마케팅은 맥주 시장 1위 오비맥주가 먼저 시작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한맥 500㎖ 출고가를 10% 낮춰 공급했으며 지난 4월에는 단일 상품보다 저렴한 8개들이 묶음상품인 가성비팩(473㎖)과 실속팩(375㎖)을 내놓기도 했다.
오비맥주 한맥보다 큰 폭의 가격인하를 단행한 하이트진로는 소맥 폭탄주로 제조하는 테슬라(테라+참이슬), 태진아(테라+진로) 등 테라 열풍을 앞세워 올해 가정용 맥주시장 1위를 노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가정용 맥주 점유율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31.9%다. 같은 기간 맥주 시장 1위인 오비맥주는 전년 대비 0.6% 하락한 49.7%를 기록했다.
기존 편의점에서 카스, 테라 등 국산 맥주 500㎖ 제품의 기본 가격은 2700원이었다. 맥주시장 3위인 롯데칠성음료는 이보다 200원가량 저렴한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로 가정용 시장을 공략했지만 이번 가격 인하 공세로 '가성비 타이틀'을 반납하게 됐다. 지난달 한맥이 출고가를 10% 낮추면서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와 비슷한 가격으로 맞춰졌으며 오는 15일부터는 출고가를 15.9% 인하한 테라의 가격경쟁력이 가장 높아지기 때문이다. 500㎖ 캔 맥주를 기준으로 테라<한맥·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카스 순으로 맥주 가격이 형성될 전망이다. 관련해 오비맥주와 롯데칠성음료는 각각 "추가적인 가격인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07.09 romeok@newspim.com |
도매업계에서는 올해 맥주 품목의 출고가 변동이 평소보다 잦은 편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도매상 입장에서 가격이 자주 올랐다 내렸다 하면 그 때마다 마진율을 붙여 조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보통 업소용 품목에서의 출고가 조정에서 마진율 등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번에는 일반 소비자 대상 품목의 가격 인하이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유흥·외식업계에서는 불만을 내비쳤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업소용 330㎖ 병맥주와 페트병 생맥주의 출고가를 1.36%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반발한 유흥·외식업체들의 불매운동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전국민이 힘겨운 상황에서 기업들이 캔 맥주 가격을 내린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하지만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최근 가정용 맥주가격 인하 행보와 반대로 업소용 맥주 가격은 은근슬쩍 인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가격인상에 배신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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