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최재형 등장에 계파 갈등 조짐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보수 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5년 만의 정권 탈환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하늘이 도운 것일까. 당초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고위 공직자들이 반기를 들며 야권의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그 주인공. 이들은 지지율 고공행진을 달리며 보수 정당에게 정권교체라는 가능성을 심어줬다.
그러나 본격적인 대선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 국민의힘 내 계파 갈등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기자와 만나는 당내 의원들은 지난 친이(친이명박계), 친박(친박근혜계) 갈등을 끝으로 국민의힘에는 더 이상 '계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이미 당내에서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중심으로 계파가 나뉘고 있다. 당원이 아니었지만 윤 전 총장의 대선 출정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30여 명의 국민의힘 의원들. 윤 전 총장은 안 된다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등판을 촉구한 또 다른 의원들. 과거 계파 갈등을 기억하고 있는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지 않을까.
친이 친박이라는 계파 갈등이 처음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07년 대선후보 당내 경선이었다. 당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정권 심판론이 들끓었고,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가 곧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확실한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이명박 후보가 대선경선에서 승리했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누르며 정권탈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친이 친박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2008년 18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친이계가 공천권을 잡고 친박계에 불이익을 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2012년 18대 총선에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천권을 쥐면서 상황은 역전. 오히려 친이계가 불리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제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에는 친박계와 비박계로 나뉘었다. 2016년 친박계인 박근혜 청와대와 비박계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면으로 맞붙었고, 결국 제1당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주는 결과를 야기했다.
친이 친박 갈등으로 보수 정당은 끝없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에 21대 총선 공천에서 친이 친박계를 대거 떨어뜨렸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권을 잡은 뒤 계파 갈등을 종식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같은 노력 끝에 국민의힘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전국 단위 4연패의 치욕을 씻어냈다. 이후에도 파격적인 30대 이준석 당대표의 당선으로 잃었던 신뢰를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안정권에 접어들자 또 다시 계파 갈등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계파 갈등은 당 소속 의원들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유권자인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계파 갈등 논란부터 잡아야 하지 않을까.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