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이후 IT(정보통신기술) 업계 조직문화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판교 IT 사업장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출범했다.
민주노총·직장갑질119·한국비정규노동센터 등 7개 노동·시민단체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대위는 1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고, 건강하고 안전한 IT사업장 노동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공대위 출범을 알렸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판교 IT 사업장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1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8.10 min72@newspim.com |
공대위는 "지난 5월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자살 산재사망사고는 '제왕적 의사결정에서 발생한 구조적 타살'"이라며 "사건의 원인은 모두 직장 상사에 의한 괴롭힘으로 밝혀졌으며, 무소불위 권력의 제어할 수 없는 독주가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그동안 공론화되지 못했던 IT업계의 비민주적 조직문화 실태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라며 "네이버와 스마일게이트의 사례를 보면 직장 내 괴롭힘은 개별 사업장이 아니라 IT업계 전반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가 지난해 성남 판교지역 IT·게임 업계 노동자 8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7.3%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거나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대위는 업계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받는 피해자가 적지 않다고 보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날부터 'IT 갑질 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공대위는 "직장갑질119와 함께 변호사·노무사·노동 전문가로 구성된 IT전담팀을 가동한다"며 "이메일로 제보하면 법률 상담과 언론 연결,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청원 등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노동부는 판교IT사업장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노사 간담회를 개최해 근로감독의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또 판교IT 노동자들을 상대로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상담·치료기관을 설립해 예방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인정 범위를 '업무 범위 이외'로만 한정해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온전하게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법이 아닌 현행 근로기준법의 조속한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