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지혜진 기자 = 정부가 발표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시행령 입법예고 기간의 마지막 날인 23일 양대 노총이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양대 노총은 중대재해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경영책임자의 의무를 확실히 부여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정된 중대재해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안전보건 관리자와 하청업체 담당자 일부가 떠맡았던 책임을 기업 시스템의 최종 책임자인 최고 경영자에게 제대로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2021.08.23 min72@newspim.com |
이들 단체는 "중대재해법은 수많은 사람들이 동조단식으로, 농성으로 경영 책임자에게 책임을 제대로 묻는 법의 제정이 더 이상 미뤄질 수 없다는 바람 하나로 만들어낸 의미 있는 법"이라며 "하지만 제정 당시부터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제외라는 커다란 사각지대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법안 대상을 전체 종사자와 사업장으로 확대 ▲2인1조 작업, 과로사 예방을 위한 적정인력 및 예산확보 의무 조항 명시 ▲근로기준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 수준 직업성 질병 전면 적용 ▲'법령 점검 민간위탁' 조항 삭제 및 노동자·시민 참여 실질적 보장 ▲근로기준법 등 안전보건관계 법령 명시 ▲중대시민재해 시행령 내 공중이용시설 범위 확대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중대재해법에서 정하고 있는 시설관련 법률이 포함하지 못하는 시설이면서 재해발생시 피해의 발생 우려가 높은 장소가 해당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또 '공중을 상대로 강연, 교육 등이 행하여지는 장소' 등 포괄할 수 있는 근거가 시행령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학물질 등에 의한 시민재해가 반복해서 발생하는데 비해 사고 대비 물질을 협소하게 규정한 것에 대해 원료 제조물질에 대해 전면적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무엇보다 시민참여가 가능한 근거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오후 중대재해법 시행령에 대한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하며 "제정된 법의 원래 입법 취지에 따라서 종사자와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직업성 질병을 포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시행령 제2조에 규정된 직업성 질병에 대해 "급성중독 및 급성중독에 준하는 직업성 질병 24개 항목으로만 규정돼 있다"며 "직업성 질병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난청, 뇌·심혈관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 만성질환이 제외돼 실효성 없는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인과 경영책임자의 의무를 확실히 규정하는 시행령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의견이 시행령 의견수렴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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