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아이즈는 중국 대항 동맹체...한국 입장 난처할 것"
[서울=뉴스핌] 신호영 인턴기자 = 미국 안보 전문가들이 정보 동맹체 '파이브아이즈'에 한국이 포함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진단을 내놨다.
지난 4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하원 군사위가 의결한 국방수권법안(NDAA)에서 '파이브아이즈'에 한국을 포함시키는 방안 검토 조항에 대해 미 안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새 회원국 가입은 기존 파이브아이즈 5개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할 뿐 아니라 공유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국방부 청사 '펜타곤'(Pentagon).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3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이 파이브아이즈를 한국 등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과 관련, "중국과 러시아에 대항하고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을 파이브 아이즈에 추가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파이브아이즈를 주도하고 있지만 새로운 회원국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모든 회원국들이 동의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파이브아이즈가 가장 민감한 정보와 최고 수준의 기밀 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구성원이 이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구성원들을 신뢰해야 한다"며 "따라서 미국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한국이 가입 제안을 받아들일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파이브아이즈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동맹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매우 어려운 입장에 놓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각각 파트너로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이 지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로 중국에 당했던 경제 보복 등을 사례로 들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하원 군사위가 파이브 아이즈 확대를 추진하는 배경과 관련, "공유된 정보에 대한 비밀 유지가 핵심적인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수년 전 한미연합사 내에서 연합사가 한국군과 공유한 정보 중 일부가 언론에 흘러 들어간 사례를 들며 "미국은 그런 정보가 언론에 공개적으로 유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파이브아이즈 국가들은 민감한 정보들을 적절하게 다루고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나라들"이라며 "문화가 다르고 언론에 유출되는 것에 신경을 덜 쓰는 나라들과 공유한 정보의 비밀이 유지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지난 2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는 관련 내용이 포함된 2022 회계연도 NDAA 개정안을 처리했다. 골자는 외국과의 정보 공유 체계에 있어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으로 구성된 파이브아이즈를 다른 민주주의 국가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이브 아이즈는 지난 1946년 미국과 영국이 옛 소련 등 공산권 국가와의 냉전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 교류 협정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1948년에 캐나다, 1956년에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합류했다.
군사위는 이같은 신뢰의 공동체가 하룻밤 사이에 발전한 것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정보를 모으고 공유하는 등 독특한 방법을 개발해 관계를 강화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제1의 위협"이라며 "강대국 간의 패권 경쟁에 직면한 시점에 5개국이 더 긴밀하게 협력하며 같은 생각을 하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로 신뢰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shinhor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