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예산 삭감한 기재부에 분통
"내년에 팬데믹 끝난다고 누가 그러나"
"예산 배정권으로 지방정부에 갑질"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에 대해 "오만하고 강압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기획재정부가 지역화폐 예산을 삭감한 결정에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이 지사는 10일 소상공인 지원 공약 발표 후 기자들에게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또 77%나 삭감했다"면서 "이유는 코로나 대응용인데 내년에는 끝났다는 것인데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고 힐난했다.
이 지사는 "내년에 팬데믹이 끝난다고 누가 그러나"라며 "따뜻한 안방에서 지내다보면 진짜 북풍한설이 부는 들판의 고통을 알기 어렵다"고 일갈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소재 한 식당에서 열린 을(乙) 권리보장 공약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을 권리찾기 공약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2021.09.10 photo@newspim.com |
이 지사는 "이 나라가 기재부의 것인가"라며 광역버스를 중앙정부 사무로 바꿨으면서도 예산은 변화가 없는 상황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광역버스를 국가 사무로 바꿨으면 나라가 돈을 내야지 왜 지방정부보고 돈을 내라고 하나"라며 "중앙정부의 한 부처에 불과한 기재부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합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지방비 70%를 내라고 강요하는 것이 옳은가"라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홍 부총리는 직접 지목해 "기재부 장관님,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도 격정을 표했다.
그는 "정부가 주52시간제 정착과 버스업계 파업 등을 거론해 경기도의 버스요금을 올리는 대신 경기도가 운영하는 광역버스를 국가사무로 전환해 비용을 줄여주겠다고 얘기했다"며 "당시 국토부와 집권 여당의 당대표가 입회한 가운데 합의했는데 그 합의를 기재부가 사실상 무산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재부는 예산 배정권으로 다른 부처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지방정부에 갑질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가한 자식 같은 입장에서 반을 내겠다고 했는데 70%를 내라고 하는 것은 국가 행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며 기재부가 너무 난폭하다. 행정안전부에서 내년에 26조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증액해달라고 입장을 밝혔는데 기재부는 오히려 77%를 삭감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