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만취 상태로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 공사현장을 덮쳐 50대 인부를 숨지게 해 구속기소된 30대 여성에게 검찰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박소연 판사 심리로 열린 30대 권모 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07.24 pangbin@newspim.com |
검찰은 "이 사건은 음주운전 사고 전력이 있는 피고인이 만취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하다 작업자를 사망하게 하고 한 명을 다치게 했다"며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88%로 매우 높은 점, 전방 신호가 적색임에도 신호를 위반한 점, 상반신이 절단될 정도의 충격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점 등 중대사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한 집안의 가장이자 누군가의 배우자, 누군가의 아버지인 피해자는 아무런 잘못 없이 귀중한 생명을 잃는 참혹한 피해를 입었고, 유족은 수의조차 입히지 못할 정도로 처참한 피해자 모습에 비통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반드시 중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는 피해자의 딸 A씨와 아들이 자리했다. 아들은 검정색 옷을 입고 피해자의 영정사진을 들었고, 딸은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A씨는 "아버지는 생의 마지막을 심한 장기손상과 상하 절단 등으로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작별인사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유족들은)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유족들과)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피고인이 눈물로 쓰고 있는 반성문 내용들을 판단해서 최소한의 형벌을 내려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대리인 변호사님은)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는데, 저희는 합의 의사가 없다"며 검찰이 구형한 형벌을 그대로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권씨는 최후진술에서 "저로 인해 마지막 모습조차 보기 힘들 정도로 사랑하는 가족을 보내야 했음에 인간으로서 못할 행동을 저질렀다"면서 "얼마나 큰 상처를 입으셨을지, 얼마나 큰 고통 속에서 지내실지 감히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빈자리를, 남편의 빈자리를 느끼실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정말 잘못했고, 죄송하다"고 흐느꼈다.
권씨는 지난 5월 24일 오전 2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LPG충전소 앞 도로에서 지하철 2호선 콘크리트 방음벽 철거작업을 하던 50대 남성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권씨는 지난해 4월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씨의 선고 기일은 오는 11월 12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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