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공연예술연구센터 신설 후 융합연구 자문
조수미 "문제 의논할 수 있는 따뜻한 교수 될 것"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차가운 과학기술에 그동안 홀대될 수 있었던 따뜻한 감성이 결합되는 것에 대해 기대가 큽니다. 위축된 청년들에게 제 삶의 경험과 철학이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
한국과기원의 교단에 오르게 된 소프라노 조수미가 14일 온라인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ZOOM)'을 통해 포부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은 14일 오후 4시 온라인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을 이용해 소프라노 조수미의 초빙석학교수 임명식을 가졌다. [자료=한국과학기술원] 2021.10.15 biggerthanseoul@newspim.com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소프라노 조수미를 문화기술대학원 초빙석학교수로 이날 임명했다. 이번 임용은 세계 정상의 음악가를 교수로 초빙해 한국과기원 구성원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시야를 넓히고 관련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광형 총장이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인문학 강화 정책, 미술관 건립 등의 행보와도 관계가 깊다.
이광형 총장은 "대한민국이 전세계 10위권 국가이나 대학은 10위권에 들지 못하고 한국과기원은 40위권이어서 국격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한국과기원이 세계 10위권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의식의 변화가 있어야 하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해 세계 일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소프라노 조수미가 갖고 있는 인생의 경험, 삶의 교훈 등은 교수로 모셔야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음악보다도 삶의 교훈을 열망하고 학생들에게 힘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임용으로 조수미 교수는 내년 1학기부터 학부생,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특강을 맡는다. 문화기술대학원 남주한 교수와 공동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음악 연주 분석 및 생성에 관한 기초 연구와 미래의 공연 제작 및 무대 연출 기술에 과한 응용 연구도 진행한다.
한국과기원은 '조수미 공연예술 연구센터'를 문화기술대학원 내에 설립, 한국과기원 교수 및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융합 연구를 추진한다. 조수미 교수는 ▲아바타·홀로그램·혼합현실 등 가상 연주자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한 영상기술 및 사운드와의 통합 기술 ▲가상 연주자와 인간 연주자의 소통을 위한 인터렉션 기술 ▴메타버스, 대체 불가 토큰(Non Fungible Token, NFT) 등 미래 공연 산업 플랫폼 및 저작권 연구 분야에서 자문을 제공할 예정이다.
조 교수는 "클래식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고유의 (클래식) 역할이 다른 쪽으로 변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저 역시 그런 부분을 즐기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팬데믹 때문에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이번 협업으로 저의 생각과 철학을 통해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페라의 나라 이탈리아에 어린 나이에 가서 생각지도 못한 고생과 경험을 쌓았고 이 자리에 오기까지 점점 단단해지고 강해질 수 있었던 요인, 에피소드, 철학 등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며 "한사람 한사람 다독이며 가까이서 학생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문제를 의논할 수 있는 따뜻한 교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조 교수의 임용 기간은 오는 2024년 9월까지 3년이다.
[서울= 뉴스핌] 소프라노 조수미가 15일 오후(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 뮤지칼리스카에서 열린 한-스웨덴 수교 60주년 콘서트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이 공연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 내외 등이 참석했다. [사진=청와대] 2019.6.16 |
조수미 교수는 1986년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게오르그 솔티Georg Solti), 주빈 메타(Zubin Mehta), 제임스 레바인(James Levine) 등의 세계 최상급 지휘자들과 무대를 함께했다. 40여 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했으며, 영화음악·가요·뮤지컬 등 목소리로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14일에는 '2021년 국가브랜드 대상' 예술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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