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검찰이 지난 1979년 신군부 정권에 맞선 이른바 'YWCA 위장결혼' 사건에서 신랑 역할을 맡았던 고(故) 홍성엽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21일 서울고법 형사2부(윤승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홍 씨와 송진섭 전 안산시장의 계엄법 위반 재심 공판에서 이같은 구형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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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1979년 10·26 사건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 통일주체국민회의가 이른바 '체육관 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하려고 하자 이에 반발한 윤보선 전 대통령과 함석헌 선생 등 재야 인사들이 서울 명동 YWCA 강당에서 결혼식을 위장한 시위를 벌인 사건이다.

대학생이던 홍 씨는 허구의 인물인 윤정민 양의 신랑 역할을 맡았다. 신랑이 입장하는 동시에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시위가 시작됐고, 경찰은 140여명을 체포했다. 당시는 계엄포고령에 따라 모든 정치활동 목적의 집회 시위가 금지되던 때였다.

홍 씨와 송 전 시장 역시 영장 없이 체포돼 불법구금으로 조사를 받은 뒤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을 확정 받고 복역했다.

이날 법정에 직접 출석한 송 전 시장은 "젊은 시절 꿈과 이상을 갖고 노력하다 이 사건으로 고생도 많이 했다"며 "지금까지 나 같은 사람도 재심을 청구해야 하나 하는 겸연쩍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변호사와 의논 끝에 재심을 청구했다. 잘 판단 내려주시면 남은 생도 잘 살도록 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앞서 이 사건으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던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2019년 39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는 등 당시 함께 기소됐던 인사들은 대부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우리 사건의 피고인들과 공범으로 돼 있던 분들은 재심이 개시되어 무죄판결이 확정된 것으로 안다"며 "이 사건도 같이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내달 11일 재심 선고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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