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익 1822억원 고정' 검찰서 확인…의결 과정 다시 거쳤어야"
"녹취록 공개, 이재명 국감 발언 계기…당당하면 특검 통해 밝혀라"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당시 성남시장)의 '사직 강요' 의혹을 제기한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지침서와 관련해 "시의회 상임위 의결에도 수익에 대한 내용이 변경돼 있었다"면서 이 지사 등 '윗선'의 개입이 의심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전 사장은 28일 언론에 전달한 입장문을 통해 "특정 불순 세력의 행위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0.27 photo@newspim.com |
황 전 사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지침서 결재 의혹에 대해 "2015년 1월 26일 당시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석한 바 있다"며 "회의에서 담당자들이 공사가 50% 출자해 사업 수익의 50% 이상을 받는다고 논의한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1월 27일 이사회 의결, 2월 4일 시의회 상임위 의결도 그 내용대로 같을 것이라고 검찰에 말했다"며 "하지만 수사기관에서 확인한 현재 공모지침서에는 '사업이익 1822억원 고정'으로 변경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내용을 변경해야 했다면 투자심의위, 이사회, 시의회 상임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 다시 발생했어야 한다"며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자들이 이를 검토하지 않고 당시 사장인 나를 거치지 않고 바꿨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정 불순 세력의 행위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성남=뉴스핌] 윤창빈 기자 = 검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사 화천대유자산관리 관계자들의 사무실 및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 중이다. 압수수색 대상엔 화천대유 최대주주이자 경제지 법조기자 출신인 김만배씨와 대장동 개발사업 전반을 지휘하며 배당수익 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의 주거지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9일 경기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본사의 모습. 2021.09.29 pangbin@newspim.com |
황 전 사장은 녹취록 공개 경위에 대해선 "그간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일로 저에게는 큰 수치심이었기에 이를 알리지 않고 지내왔다"며 "이재명 전 시장의 대장동 게이트를 보고 큰 후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은 국회 국정감사 질의 답변에서 저를 향해 '역량 있는 사람이었고 더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며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당시 저에게 단 한마디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저는 당시 이 전 시장에게 좋은 사람을 잘 써야 한다고 말했지만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 후보 측이 자작극이라고 비판한 부분에 대해선 "이 전 시장이 당시 어떻게 일을 처리했는지 알고 싶었다면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자료를 모두 제공해줬으면 될 것 아니었냐"며 "모든 자료는 하나도 공개하지 않고 본인들 주장만 하는 건 옳은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게 떳떳하다면 특검을 통해서 밝혀라"고 덧붙였다.
황 전 사장은 2015년 2월 6일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집무실에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최근 공개한 황 전 사장과 유한기 전 본부장의 녹취록에 따르면 황 전 사장은 "당신에게 떠다미는 거냐"라고 물었고 유한기 전 본부장이 "정도 그렇고 유도 그렇고 양쪽 다 했다"고 답했다. 대화에 나오는 '정'은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을, '유'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한기 전 본부장은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거 아닙니까 대신. 저기 뭐 시장님 이야기입니다"라며 '시장'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국민의힘 측은 당시 인사권자인 이 후보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사장은 사퇴 압박을 버티다 그해 3월 초 임기의 절반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후 대장동 개발 사업은 유동규 전 본부장이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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