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금리 축소 등 대출 조이기...주담대 5% 육박
총량 큰 주담대 금리 급등...신용대출 보다 높아
작년 연말 대비 총 대출이자 4000만원 늘어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연 5%대에 바짝 다가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압박에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린 결과다. 특히 전체 가계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주담대를 줄이려 이자를 빠르게 올리면서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아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31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27~4.8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52~4.0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대 0.76%포인트(p) 상승했다.
지표금리 상승보다는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높인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변동금리형 주담대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1.16%로 작년 말 대비 0.26%p 올랐다. 시중은행이 올린 대출금리 상승폭이 지표금리 상승의 3배에 달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가계부채 줄이기 총력전에 나선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신용대출을 연봉 한도까지만 내주는 대출 규제에 나섰다. 5대 은행 중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아 '당국 경고'를 받은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미 규제에 들어갔으며 우리와 신한, KB국민은행도 가계 신용대출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다음 달 시행을 준비 중이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9월 중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할 예정이다. 사진은 28일 서울 종로구의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2021.08.28 yooksa@newspim.com |
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낮추기 위해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가산금리를 올렸다. 그 만큼 대출자가 부담하는 최종 금리는 높아진다.
우리은행은 지난 27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에 대한 우대금리 최대한도를 0.5%에서 0.3%로 낮췄다. 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과 월상환액고정대출의 우대금리(최대 0.3%)는 아예 없앴다. KB국민은행도 지난 9월 주담대와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깎아 실제 적용 금리를 0.3%p 올렸다.
주담대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신용대출 금리보다도 높아졌다. 현재 신용대출 금리는 3.36~4.47%로 주담대 금리 상단이 0.34%p 높다. 통상 주담대는 담보가 있어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지만 역전됐다. 대출 총량을 줄여야 하는 은행들이 비중이 큰 주담대를 조이려 이자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올린 결과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말 상단인 연 4.05% 금리로 20년 만기(원리금 균등상환) 주담대 4억원을 받은 대출자가 만기까지 매달 내야하는 원리금은 243만원이다. 총 대출이자는 1억8428만원이다. 현 상단인 4.81%로 금리가 오르면 매달 상환 원리금은 259만원, 총 대출이자는 2억2352만원으로 늘어난다.
실제로 은행들이 취급한 3% 미만 주담대 비중은 작년 말 84.5%에서 지난 9월 35.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3.0~3.5% 비중은 13.8%에서 52.1%로 확대됐고, 3.5~4.5% 비중은 2.2%에서 11.4%로 뛰었다.
금리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가 유지되는 가운데 기준금리도 인상을 앞두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올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내년에도 한두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시중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1%p 오르면 이자부담은 약 12조5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권고한 가계부채 증가율 내로 관리하려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금리 상승 부담이 커진 대출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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