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SNS 통해 웹자서전 에피소드 공개
"형편 상관 없이 모두 가는 수학여행 경험...아름다웠다"
[서울=뉴스핌] 김지현 기자 = 초등학생 시절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교사에게 뺨 27대를 맞았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초등학교에 험한 선생님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자신을 도와준 은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은사로부터 받은 최초의 경험이 본인의 보편적 복지의 싹을 틔웠다는 주장도 함께 적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웹자서전' 중 5번째 에피소드를 공개하면서 "5학년 담임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은 내게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주신 고마운 분들"이라며 "모두 가는 수학여행인데 재명이가 빠지면 되겠나. 아니, 우리 교장선생님께서 그렇게 방침을 세우셨다니까요. 삼계초등학교 5학년은 싹 다 수학여행을 간다, 이렇게요"라고 밝혔다.
[부천=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테크노밸리 U1센터에서 진행된 'K-웹툰의 역사를 다시 쓰는 웹툰작가들과 만나다' 간담회에 참석해 웹툰 작업을 직접 체험해 보고 있다. 2021.11.03 photo@newspim.com |
그는 "산골짜기 화전민 소개집까지 쫓아온 선생님은 그렇게 열변을 토하셨다"며 "수학여행비는 어떻게든 해결해보겠다는 말도 덧붙이셨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의 신세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살아온 어머니는 슬프고 복잡한 표정으로 수학여행 참가동의서에 동그라미를 쳤"며 "돌아가는 선생님의 뒷모습은 못내 존경스럽고 아름다웠다"라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교장선생님이 모든 학생은 수학여행을 간다는 방침만 세운 건 아니었다"며 "가난한 집 아이들 사정을 살펴 스스로 수학여행비를 벌게 해주셨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다른 아이 둘을 하천가 개간한 돌밭에서 돌을 고르거나 고사리손으로 보리 베는 일을 따내 품삯을 받아 저축하게 해주셨다. 품삯도 어른들 임금의 절반에 가까운 큰돈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 매점을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게 하고 가난한 아이들몫의 수익금을 수학여행비로 저축했다"며 "지금 생각하면 시대를 앞서가신 선생님들이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는 아이들의 자존감을 건드리지 않고, 스스로 성취하게 해주셨던 셈"이라며 "깊은 배려와 세심한 사랑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래서 우리 5학년은 가난 때문에 빠지는 학생 없이 모두가 생전 처음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다"며 "거기서 여름에도 얼음이 있다는 걸 1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며 처음 알았다. 생선뼈째 갈아 만든 진짜 어묵의 맛도..."라고 적었다.
그는 그러면서 "가난하든 그렇지 않든, 모든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가는 것. 그 간결하고도 아름다운 기준. 아마도 내가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는 그 최초의 경험에서 싹을 틔웠을지도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매점을 운영하고 그 수익을 수학여행비로 나누어 가진 일은 협동조합과 보편기본소득에 대한 최초의 경험이었다"며 "삶은 가끔씩 예상을 벗어나 경이로울 때가 있다. 내 안에 사랑 넘치는 그 선생님들이 계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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