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디지털 가속화...금융산업도 위기 직면"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50년에 이르러 다른 선진국들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향후 1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위권 수준을 유지한다면 지난해 2%에서 2045년 0.60%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은행회관에서 '코로나19 이후 세계경제 조망과 한국경제에의 시사점'을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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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금융연구원은 은행회관에서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코로나19 이후 세계경제 조망과 한국경제에의 시사점' 국제 컨퍼런스를 열었다. [사진=뉴스핌] 최유리 기자 = 2021.11.30 yrchoi@newspim.com |
이날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포스트 코로나시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경로 추정'을 통해 향후 경제상황을 전망했다.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1990년대 6%대, 2000년대 4%대, 2010년대 2%대로 10년마다 2%포인트(p)씩 하락했다.
향후 10년간 모든 생산요소가 OECD 국가 중위권 수준일 경우 잠재성장률은 2020년 2% 수준에서 2030년 0.97%, 2040년 0.77%, 2045년 0.60%로 점차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수준으로 수렴하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따르는 경우 2045년 잠재성장률은 2.08%, OECD 국가 하위권 수준으로 수렴하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따르는 경우는 –0.56%로 분석됐다.
장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급속한 디지털화의 진전, 재택근무 확산 등 사회경제규범의 변화, 사회양극화 확대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성장잠재력이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며 "향후 노동이나 자본 투입의 증대, 생산성 향상 등 생산요소의 투입량이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다양한 정책조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금융산업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졌다. 코로나 위기 이후 핀테크, 빅테크사들의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전통 금융사들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토스텐 벡 유럽대학원(EUI) 교수는 "은행의 경쟁사는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플랫폼사들이 됐다"며 "이들은 비금융에서 시작해 데이터와 네트워크 효과에 힘입어 금융에 진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기업들은 유형자산보다는 지식재산권(IP), 특허권 등 무형자산에 기반해 성장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가계대출에 집중할 경우 금융과 경제성장 사이의 양(+)의 상관관계가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은행들은 궁극적으로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금융사들이 코로나에 대한 단기대응은 잘 해왔지만, 중장기적으로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윤주 보스턴컨설팅그룹 MD파트너는 "은행들은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신규 진입자들과 경쟁해야 한다"며 "경쟁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동시에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파트너는 "사업 혁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새로운 변화를 내재화시켜야 한다"며 "현 금융기관 구조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재영입부터 투자, 인수합병(M&A)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