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부 호재정보 유출해 장기간 주가조작 혐의
준비기일서 혐의 부인 취지…내년 1월 정식 첫 재판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전문 시세조종꾼(선수) 등과 공모해 장기간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측이 첫 재판 절차에서 "공소사실을 다툰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4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 회장과 전 증권사 임직원 등 9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권오수 회장이 11월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11.16 mironj19@newspim.com |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에 구속 상태인 권 회장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권 회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다투는 취지"라면서도 "자세한 의견은 다음 기일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증거에 대해서도 구체적 내용을 파악한 뒤 추후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시세조종에 핵심 '선수'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이정필 씨 측도 "도이치모터스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재판에 출석한 이 씨도 변호인과 동일한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날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직 금융사 임직원과 투자업자 측도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에 앞서 기소된 이모 씨와 김모 씨는 지난 기일과 마찬가지로 "시세조종 행위를 하거나 공모한 적이 없고 공소장에 공모·가담행위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냈다.
금융사 임직원 출신의 또 다른 김모 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으나 금품을 수수했다는 특정경제범제 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1일 오전 10시 1차 공판기일을 열고 양측의 구체적인 입장을 듣기로 했다.
권 회장은 지난 2009년 12월 23일부터 2012년 12월 7일 사이 이른바 '주가조작 선수', '부띠끄' 투자 자문사, 전직 증권사 임직원 등과 공모해 코스닥 상장사인 도이치모터스에 대한 주식수급, 회사 내부 호재정보 유출 등 비정상적 방법으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91명 명의의 157개 계좌를 이용해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 허위매수 등 이상매매 주문을 제출하고 1661만주(654억원 상당)를 매집해 인위적 대량 매수세를 형성하는 방법 등으로 주가를 상승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지난 3일 권 회장을 포함한 사업가 이모 씨, 전 증권사 임직원 등 5명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권 회장에 앞서 기소된 김 씨 등 3명은 지난달 19일 같은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았고 재판부는 권 회장 등과 이정필 씨 사건을 모두 병합해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검찰은 주가조작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과정에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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