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가 17일(현지시각) 상승했다. 리비아가 생산을 늘리긴 했으나 글로벌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 탓이다.
이날 미국 금융시장이 '마틴 루터킹 데이'를 맞아 휴장하면서 전반적 거래 분위기는 한산했다.
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한 때 84.78달러까지 올라 작년 11월 10일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장 후반 전날보다 53센트(0.6%) 상승한 84.3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장 초반 배럴당 86.71달러까지 오르며 2018년 10월 3일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전날보다 42센트(0.5%) 오른 86.48달러에 마감됐다.
트레이더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원유 시장에 우려했던 만큼의 차질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 오히려 공급 부족 우려를 키웠다면서, 당분간은 유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후지토미 증권 애널리스트 다자와 도시타카는 "산유국 모임인 OPEC플러스(+)가 강력한 글로벌 수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 공급에 나서지 않는 한 유가 강세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OPEC+는 지난 2020년 수요 급감으로 줄였던 산유량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이나, 규모가 적은 산유국 상당수는 공급을 늘릴 수 없는 형편이다. 다른 산유국들 역시 코로나 충격이 재점화할 것을 우려해 공급 확대를 꺼리는 분위기다.
한편 이날 리비아 국영석유회사에 따르면 리비아는 지난주 일일 평균 90만배럴 수준이었던 생산량을 다시 120만배럴로 늘려 유가 상승 압박을 다소 제한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미국과 합의한 글로벌 유가 안정 노력의 일환으로 음력 설 기간인 1월 31일부터 2월 6일 사이에 원유를 방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소식 역시 공급 부족 불안감을 진정시키진 못했다.
여기에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불러올 수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가능성도 유가를 계속 짓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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