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접목·빵집 협업...엔젤리너스의 변신
TGIF팔고 엔젤·롯데리아 집중...적자탈피 안간힘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롯데GRS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인 엔젤리너스에 변화 조짐이 보인다.
브랜드 로고, 커피맛을 바꾼데 이어 중심 상권에 이색 플래그십 매장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어서다. 포스트 코로나를 염두에 두고 오프라인 강화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수년째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생존위기에 놓인 롯데GRS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벅·투썸에 밀린 엔젤리너스, 한 달새 특화매장 3곳 연달아 오픈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GRS는 최근 한 달간 대구수성못점, 홍대L7점, 롯데월드몰B1점 등 엔젤리너스 특화 매장 3곳을 연달아 열었다.
가장 최근 문을 연 대구수성못 아일랜드점은 경주 지역 유명 빵집인 랑콩뜨레를 숍인숍 형태로 들여온 베이커리 매장이며 자연을 모티브로 꾸민 홍대L7점은 'DIY샐러드'를 판매한다. 롯데월드몰B1점은 미디어아트와 숍인숍 베이커리를 접목한 체험형 매장이다. 지난해 8월과 9월 각각 오픈한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A'lement 스토어, 의왕 타임빌라스점 등을 포함해 5개 컨셉의 엔젤리너스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엔젤리너스 롯데월드몰 B1점. 사진=롯데GRS |
롯데GRS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젤리너스의 특화매장 공세를 본격화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되면 오프라인 매장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스타벅스가 높은 접근성과 마니아층을, 투썸플레이스가 디저트류를 공략했다면 엔젤리너스는 '이색 공간'을 중점 전략으로 삼은 셈이다. 이와 함께 기존의 천사모양을 뺀 신규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도입하고 표기도 기존 'Angel-in-us'에서 'ANGELINUS'로 바꾸는 등 브랜드 이미지 변신도 꾀했다.
1세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엔젤리너스는 2014년까지만 해도 전국에 900곳이 넘는 매장을 운영했었다. 한때 스타벅스에 이어 커피프랜차이즈 2위를 달리기도 했지만 커피가 맛없다'는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투썸플레이스 등 경쟁사에 밀렸다. 현재 매장 수는 전성기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439곳에 그친다. 사실상 생존위기에 놓이자 새 활로 찾기에 나선 셈이다.
◆취임 2년째 접어든 차우철 대표...적자기조 벗을까
롯데GRS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수년째 누적된 실적 정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차우철 대표가 취임한지 2년째에 접어든 가운데 경영 성과가 요구되고 있는 점도 주요 요인이다.
롯데GRS는 2016년까지만 해도 연 매출액 1조원 이상 기록하면서 '1조 클럽' 타이틀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2017년 8000억원대로 주저앉은 이후 꾸준히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0년 11월 차 대표가 취임한 이후에도 뚜렷한 실적 개선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취임 직후인 2020년에는 코로나19 타격으로 역대 최저인 매출액 6831억을 기록하고 195억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액 5101억에 110억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레스토랑 TGIF 매각, 부진한 매장 철수 등 체질개선에 브랜드 리뉴얼 등 투자금액이 늘어 직전년도 대비 적자폭도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2.01.18 romeok@newspim.com |
올해부터는 재정비한 브랜드 안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차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잔잔한 파도는 유능한 사공을 만들지 못했다"며 임직원에 ▲고객 니즈 분석을 통한 제품 개발과 실효성 있는 프로모션 시행 ▲매장 투자비 절감으로 노후화 매장 리뉴얼 확대 ▲저효율 매장 개선 등 가맹점 활성화 등을 주문한 바 있다.
우선 엔젤리너스는 부산을 비롯한 주요 중심 상권에 각기 다른 컨셉의 특화 매장 늘리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화 매장들이 자리잡은 이후에는 경우 일반 가맹점을 대상으로 다양한 컨셉의 선택지 제공, 가맹점 개선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리아와 크리스피크림에도 테스트베드격 매장은 선보이고 체험형 매장을 여는 등 변화를 주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3년차에 접어들면서 외식업계 전반적으로 변화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다"며 "엔젤리너스나 롯데리아의 경우 실적정체기가 유독 길었던 만큼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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