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황당한 거짓말, 권력자들에 의해 확대 재생산"
"초헌법적 특권 계층처럼 행동…기만적"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27일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한 한 부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2년 반 전 조국 수사가 시작됐을 때 유시민 씨가 갑자기 내가 자신의 계좌를 추적했다는 황당한 거짓말을 했다"며 "그렇게 시작된 거짓말이 1년 넘게 계속됐고 권력과 추종자들에 의해 확대 재생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명히 해둘 것은 유시민 씨든 그 누구든 죄가 있으면 법에 따라 수사하는 게 민주주의고 법치주의"라며 "유시민 씨나 권력자들은 마치 자기들이 무슨 짓을 해도 절대 수사하면 안 된다는 초헌법적 특권 계급인 것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이사장이) 권력이 물라면 물고, 덮으라면 덮는 사냥개 같은 검찰을 만드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사기쳐서 국민을 속이고 있다"면서 "그 결과가 지금 권력 비리 수사는 완전히 봉쇄됐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에서 열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명예훼손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01.27 mironj19@newspim.com |
한 부원장은 최근 사찰 논란을 빚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언급하며 "있지도 않는 자기 계좌 추적에는 1년 반 동안 그렇게 공개적으로 분노하던 유 씨가 정작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공수의 민간인 사찰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는 "스스로 어용 지식인이라는 유 씨는 마치 삼겹살 좋아하는 채식주의자, 친일파 독립투사란 말처럼 대단히 기만적"이라며 "저도 유 씨처럼 권력의 뒷배가 있고 추종세력 있는 사람과 맞서는 것이 힘들고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공개적으로 싸워 이기지 않는 '유시민 유사품'들이 지금까지 그랬던 것 이상으로 권력과 거짓선동으로 약한 사람을 더 잔인하게 괴롭힐 것"이라며 "(유 전 이사장은) 자신을 어용 지식인이라고 말하는데 지식의 소명은 약자의 편에 서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자신의 발언이 검찰을 비판하는 취지였을 뿐 의도적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유 전 이사장에 주장에 대해선 "저를 구체적으로 지정했고 정확하게 시기도 언급하지 않았냐"며 "어떻게 그걸 저를 지정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유 씨의 범죄와 유해함을 밝히는 데 오늘 증언까지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분이 지금까지 해온 말과 글, 사과문을 모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 뒤 법원으로 들어갔다.
한 부원장에 이어 법원에 도착한 유 전 이사장은 '계좌 추적을 의심할 합리적 근거가 있었다는 주장에 변함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증인심문을 하는 날인 만큼 내가 할 말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1.27 mironj19@newspim.com |
앞서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019년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와 이듬해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자신과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시민단체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 당했다.
논란이 일자 유 전 이사장은 지난해 1월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판단한다"며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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