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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진단] 정성장 "北 무력시위로 올 상반기 군사적 긴장 고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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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한국 정부, 한·미 대북협상전략 재검토해야"
세종연구소 <정세와 정책> 연구보고서 전문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이 올해 들어 극초음속미사일을 포함해 여섯 차례나 무력시위에 나선 배경에는 오는 2월 16일 김정일 출생 80주년과 4월 15일 김일성 출생 110주년 기념일을 '혁명적 대경사'로 치르기 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8일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출간물 <정세와 정책> 1월호에 실린 '북한의 미사일 연속 시험발사 배경과 한반도 정세 전망'이란 연구보고서에서 "적어도 올해 상반기 동안 북미 관계는 더욱 악화되고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은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연속 성공"이라며 "김정은 동지께서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참관하셨다"고 보도했다. 2022.1.12 [사진=노동신문]

정 센터장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주도적으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기는 어렵고, 5월에 출범할 한국의 차기 정부가 어떠한 대북정책을 추구하는가에 따라 북미 관계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한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한·미의 대북 협상전략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장기수행 능력이 결여되어 있고 매우 취약한 공군력과 육군력을 가지고 있는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 모두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며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묵인하면서 북한의 단계적 핵감축만이라도 이끌어내는 것이 그것도 어렵기는 하지만 유일한 타협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북한을 핵협상에 다시 불러오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동결 및 사찰을 수용할 때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또는 유예를 수용하고, 북한의 핵감축이 시작될 때 한미연합훈련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과 같은 조치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며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한미연합훈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려하고 있는데 이는 결코 북한이 수용할 수 없는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계속 거부한다면 국제사회의 제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없고 한미연합훈련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한국의 차기정부가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리고 북한의 대화 거부가 지속되는 한 한국 정부도 전략사령부 창설을 통해 육해공군이 개별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미사일 전력을 통합 운용함으로써 북한의 미사일 전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선전하고 있다. 김정은의 통치 정당성이 김일성의 손자, 김정일의 아들이라는 데에서 나오기 때문에 김정은은 이 두 정치적 기념일을 성대하게 치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북한이 연초부터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의 '대성공'을 주장하는 것은 국방 부문에서라도 가시적 성과를 주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4월의 김일성 생일까지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음은 정성장 센터장이 세종연구소 <정세와 정책>에 올린 '북한의 미사일 연속 시험발사 배경과 한반도 정세 전망' 글 전문이다.

◆ 북한의 미사일 연속 시험발사 배경과 한반도 정세 전망

북한은 올해 1월 5일부터 27일까지 한 달도 되지 않는 사이에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두 번을 포함해 6일간이나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작년 9월에도 11~12일, 15일, 28일, 30일의 5일간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처럼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미사일을 연속적으로 발사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렇지만 올해의 북한 미사일 발사는 북미 관계의 급속한 냉각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9월과는 차이가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작년 10월 11일 당 창건 76주년 기념 국방발전전람회 연설에서 북한의 주적(主敵)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과 같은 특정 국가가 아니라며 미국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런 김정은이 지난 1월 19일에는 당중앙위원회 8기 6차 정치국 회의를 개최해 미국의 대북 적대행위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 없이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 과업들"을 제시했다. 그리고 북한이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조치들을 전면재고하고 잠정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본고는 이처럼 북한이 연초부터 연속적으로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서고 있는 배경과 대미 초강경 입장으로 다시 선회한 배경을 분석하고 향후 북미 관계를 전망하면서 한국 차기 정부의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배경

북한은 작년 9월 28일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을 처음 시험발사한 데 이어 올해 1월 5일 오전에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두 번째로 시험발사했다. 그리고 1월 6일 로동신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극초음속 미사일의 시험성공이 작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발전 5개년계획의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중 가장 중요한 핵심과업'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중앙'(김정은을 간접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이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결과에 대해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며 해당 국방과학연구 부문에 열렬한 축하를 보냈다고 공개했다. 북한이 작년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에는 극초음속 무기 개발 외에도 전술핵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수중 및 지상 고체 발동기(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북한은 1월 5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6일 만인 11일 오전에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다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5일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최대속도 마하6, 비행고도 50㎞ 이하, 비행거리 700㎞ 미만인 것으로 탐지했는데, 11일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서는 비행거리 700km 이상, 최대고도 약 60km, 최대속도 마하10 내외인 것으로 평가했다.

김정은이 만족감을 발사한 5일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7일 한국 국방부 관계자가 그것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니라 성능이 과장된 '일반적 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절하하자 이를 반박이라도 하듯이 북한이 곧바로 다시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해 진전된 성능을 과시한 셈이다.

1월 12일 북한은 김정은의 11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참관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들이 발사한 미사일이 1000km 수역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북한 발표가 사실이라면 한국 국방부가 분석한 것보다 300km 정도를 더 비행한 셈이다. 김정은은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지만, "3번 시험비행을 통해 북한 주장처럼 바로 전력화가 가능할 정도의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회의적 평가도 있다.

중국 항공우주잡지 '항공지식'의 왕야난(王亞男) 편집장도 1월 13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완성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에 의하면 "극초음속 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하려면 센서와 극초음속 비행 제어, 위성이나 무인 항공기 또는 대형 정찰기로부터의 데이터 전송 등 복잡하고 조율된 작업이 필요한데 그런 문제들이 모두 해결됐는지 의문"이라며 정확한 목표물 타격 능력을 확인하려면 북한이 보다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음속의 10배 속도에 달하는 '마하10'의 속도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자강도에서 서울 상공에 약 1분 30여 초면 도착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포물선 형태를 그리며 목표지점을 타격하는 일반 탄도미사일보다 요격이 어려워 '게임 체인저'로도 불리는데 이는 지나친 과대평가라고 할 수 있다.

한미는 언제라도 김정은의 집무실과 저택 등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설령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김정은이 미치지 않는 한 극초음속 미사일로 한국을 선제공격할 리 만무하다. 그러므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로 북한의 안보적 취약성이 개선되거나 한국의 안보상황이 특별히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극초음속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뿐이기 때문에 만약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 북한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과 충성심이 더욱 커지게 되고 김정은의 권위도 그만큼 높아지게 될 것이다.

북한은 올해 2월 16일 김정일 출생 80주년, 4월 15일 김일성 출생 110주년 기념일을 '혁명적 대경사'로 선전하고 있다. 김정은의 통치 정당성이 김일성의 손자, 김정일의 아들이라는 데에서 나오기 때문에 김정은은 이 두 정치적 기념일을 성대하게 치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북한이 연초부터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의 '대성공'을 주장하는 것은 국방 부문에서라도 가시적 성과를 주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4월의 김일성 생일까지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 미국의 대북 단독 제재와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대성공' 주장은 미국으로 하여금 강력한 대북 단독 제재를 채택하게 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 1월 12일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북한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관여한 북한 국적 6명과 러시아인 1명, 러시아 단체 1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북한이 작년 9월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6차례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다며 대북 제재 채택은 "북한의 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진전을 막고 관련 기술을 확산하려는 시도를 저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당일 유엔 안보리에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와 관련 추가 제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북한은 1월 14일 오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최근 우리가(북한이) 진행한 신형무기개발사업은 국가방위력을 현대화하기 위한 활동일뿐 특정한 나라나 세력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그로 하여 주변나라들의 안전에 위해를 끼친 것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미국의 대북 단독 제재를 비난하며 "미국이 기어코 이런 식의 대결적인 자세를 취해나간다면 우리는 더욱 강력하고도 분명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도 아닌데 미국이 대북 제재로 대응한다면 북한도 '강대강'의 입장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이다.

북한은 14일 오후에 평안북도 의주 일대의 철로 위 열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북쪽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그리고 다음 날 로동신문을 통해 "철도기동미사일연대는 14일 오전 총참모부로부터 불의에(불시에) 화력임무를 접수하고, 신속히 지적된 발사지점으로 기동하여 2발의 전술유도탄으로 조선 동해상의 설정목표를 명중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17일 오전 평양시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로 불리는 KN-24 미사일 2발을 발사하고,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날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검수사격시험은 생산 장비되고 있는 전술유도탄들을 선택적으로 검열하고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였다"고 발표함으로써 KN-24가 본격적으로 생산되어 실전배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17일 미사일 발사 시험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주요 무기 및 군사 기술 수출 대상국인 중동국가들을 방문하고 있는 시점에 이루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 시기에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를 4조원대 수출하기로 합의하는 등 'K-방산'의 수출 역사를 새로 썼다. 이 같은 시점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정확성과 안정성, 운용효과성'을 과시한 것은 북한의 무기 수출국가들을 대상으로 북한 미사일의 성능을 과시하고자 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노동당 8기 6차 정치국 회의에서의 대미 강경 선회 평가

김정은은 1월 19일 당중앙위원회 8기 6차 정치국 회의를 개최해 최근 미국이 북한의 '정당한 주권행사'를 부당하게 걸고 들었다면서 올해 1월 북한의 두 차례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12일 미국이 채택한 대북 단독 제재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리고 김정은은 미국이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중단을 약속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수 백회나 진행했고, 남한에 첨단군사공격수단들을 반입했으며, 북한에 대해 무려 20여 회의 단독 제재 조치들을 취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어서 김정은은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대결에 철저히 준비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북한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추가적인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정은은 더 나아가 북한이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했다고 밝힘으로써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개최했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의 결정 사항들을 전면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은 2018년 4월 20일 당중앙위원회 7기 3차 전원회의를 개최해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이 "위대한 승리로 결속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핵실험과 중장거리․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을 발표했다. 그러므로 김정은의 지시는 논리적으로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 및 핵실험장 복구까지 검토하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은 20일 오후(한국시간 21일 오전) 유엔 안보리 회의를 소집해 지난해 9월 이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안보리 결의 위반 여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제재를 채택할 계획이었다. 그러므로 김정은은 바로 그 직전에 당중앙위원회 8기 6차 정치국 회의를 개최해 만약 미국이 유엔안보리에서 또다시 대북 제재를 채택한다면 북한도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등으로 초강경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개발 관련자들을 안보리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의 미국측 제안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보류' 입장을 밝힘으로써 대북 제재 채택은 불발되었고, 북한이 초강경으로 대응할 명분도 사라지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는 잃을 것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과연 그러한 어리석은 판단을 할지는 의문이다. 이미 2017년 6차 핵실험과 제3차 ICBM 시험발사 후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를 강행한다고 해서 북한의 대미 협상력이 특별히 커지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에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 모두 반대하고 있으므로 북한이 이 같은 선택을 할 경우 2018년 이후 개선되었던 북중 및 북러 관계가 다시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중국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김정은의 구상도 파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북한의 핵능력이 계속 고도화될 경우 한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까지 결국은 핵무장의 길로 나아가게 되고 그것을 미국이 대중 견제 차원에서 용인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므로 중국은 북한의 비핵무기와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관대한 입장을 보이지만,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향후 북한의 군사행동과 한반도 정세 전망

북한은 1월 25일 오전에 또다시 장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시험발사했고, 27일 오전에도 함흥 일대에서 지대지 전술유도탄 2발을 시험발사했다. 이후에도 북한은 김정일 출생 80주년 기념일(2.16)에 대규모 열병식 개최 및 전략무기 과시, 김일성 출생 110주년 기념일(4.15) 열병식 개최와 인공위성 로켓 발사, 모형은 공개했으나 비행실험을 하지 않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북극성-4형, 북극성-5형)의 시험발사, 영변 핵활동 재개,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에서의 대형 고체엔진 연소실험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10년 전인 2012년 4월에도 김일성 출생 100주년을 맞이해 '광명성 3호'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발사했다. 그러나 당시 로켓 발사가 실패하자 동년 12월에 '광명성 3호 2호기'를 탑재한 로켓을 재발사해 초보적인 위성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북한은 2016년 2월에도 '광명성 4호' 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발사해 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으나 위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북한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위성 발사 및 우주개발 의지를 보여왔으므로 김일성 출생 110주년이 되는 올해에 다시 인공위성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현재는 미중, 미러 관계가 극도로 악화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이 인공위성 로켓을 다시 발사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협조할지는 의문이다.

그러므로 적어도 올해 상반기 동안 북미 관계는 더욱 악화되고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은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주도적으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기는 어렵고, 5월에 출범할 한국의 차기 정부가 어떠한 대북정책을 추구하는가에 따라 북미 관계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가 북한의 핵프로그램과 미사일에 대해 위협을 느끼는 것처럼 북한도 한미연합훈련과 한국의 대규모 군비증강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한국의 군사력 순위를 세계 6위로 분류할 정도로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의 군비증강이 단순히 북한의 국방력만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국이 북한과의 군비축소에 대해 합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므로 향후 한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한·미의 대북 협상전략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쟁장기수행 능력이 결여되어 있고 매우 취약한 공군력과 육군력을 가지고 있는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 모두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묵인하면서 북한의 단계적 핵감축만이라도 이끌어내는 것이 그것도 어렵기는 하지만 유일한 타협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을 핵협상에 다시 불러오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동결 및 사찰을 수용할 때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또는 유예를 수용하고, 북한의 핵감축이 시작될 때 한미연합훈련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과 같은 조치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한미연합훈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려하고 있는데 이는 결코 북한이 수용할 수 없는 접근법이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계속 거부한다면 국제사회의 제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없고 한미연합훈련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한국의 차기정부가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북한의 대화 거부가 지속되는 한 한국 정부도 전략사령부 창설을 통해 육해공군이 개별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미사일 전력을 통합 운용함으로써 북한의 미사일 전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 세종연구소에서 발간하는 <정세와 정책> 2월호에 게재한 원고를 필자의 동의하에 뉴스핌에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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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이창수에 소환조사 통보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노수 특별검사보(특검보)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처분 당시 수사 실무를 담당했던 검사 한 명을 상대로 오는 22일 오전 10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을 것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3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서는 모습. [사진=뉴스핌DB] 박 특검보는 이어 "김 여사의 디올백 명품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의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지난 12월 초에 있었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지검장은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앙지검이 두 사건을 수사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을 당시 중앙지검장을 지낸 최종 책임자였다. 아울러 박 특검보는 이날 "특검은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며 "각 사건의 처분이 있던 당시에 법무부 장관, 대통령실, 민정수석,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 중앙지검 제4차장 및 디올백 명품 수수 사건의 수사 라인에 있던 검사들의 사무실과 차량, 휴대폰, 업무용 PC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오늘 오전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전 민정수석 사진. [사진=뉴스핌DB] 압수수색 대상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심우정 전 검찰총장, 박승환 전 중앙지검1차장검사, 김승호 전 형사1부장검사 등 총 8명이다. 디올백 수수 사건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때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고가 디올백을 수수했다는 내용으로, 지난해 중앙지검 형사1부가 불기소 처분한 사건이다.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는 2023년 12월 김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으나 지난해 10월 검찰은 김 여사를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고 청탁금지법상 공무원 배우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검팀은 지난 2일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대검, 중앙지검, 내란 특검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추가 자료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이날도 관련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김 여사가 지난해 5월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자료도 확보할 예정이다. 앞서 김 여사는 당시 박 전 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김혜경, 김정숙 수사는 왜 잘 진행이 안 되고 있나' 등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는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이 같은 달 2일 김 여사 관련 전담 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직후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특검팀은 수사 기간이 오는 28일 종료되는 만큼, 남은 기간 수사가 마무리되지 못할 경우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yek105@newspim.com 2025-12-1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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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돈봉투' 윤관석·임종성 등 2심 무죄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관석·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과 허종식 민주당 의원이 1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일명 '이정근 녹취록'이 위법수집증거라며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봤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설범식)는 18일 정당법 위반으로 기소된 윤 전 의원과 임 전 의원, 허 의원에 대한 선고 기일을 열고 이같이 판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윤 전 의원에게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임 전 의원과 허 의원에게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상 금고 이상 형 확정시 의원직을 상실하는데, 이는 의원직 상실에 해당한다. 윤관석 전 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 DB]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 제기의 핵심 증거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에서 추출한 '이정근 녹취록'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임의제출됐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르면 적법하지 않은 절차에 따라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채택되지 않는다. 이정근 녹취록에는 윤 전 의원은 이 전 총장과의 통화에서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돈봉투를) 안 주려고 했는데, 얘들이 버젓이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뺏겼어"라고 언급했다. 검찰은 윤 전 의원이 언급하는 '3개'가 돈봉투였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전 총장의 휴대전화 내 자동 녹음 파일이 3만여 개에 달해 정확한 개수나 내용을 파악하고 있기 어려운 사정, 이 전 총장이 원심 증인신문 과정에서도 휴대전화 내 이 사건 관련 내용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 전 총장의 휴대전화 내 전자정보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수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죄 증거로 보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또 이 전 총장의 휴대전화는 그의 알선수재 사건 관련 수사 중 제출한 것인데, 이 사건과는 무관하므로 검찰이 별도의 영장을 발부받아야 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점도 꼬집었다. 재판부는 "전자정보 탐색 과정에서 별도 범죄혐의에 대해서 의견 갈리는 경우엔 추가 증거 수집 중단하고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라며 "압수에 관한 절차를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봤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스핌 DB] 한편 민주당 돈봉투 의혹은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박용수 전 보좌관이 사업가 김 모 씨에게 6750만원 상당의 돈을 받고 여러 의원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윤 전 의원은 박 전 보좌관으로부터 2021년 4월 27일과 28일 양일에 걸쳐 6000만원을 전달받고, 28일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송 전 대표를 당대표로 지지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좌장 자격으로 참석해 돈봉투를 살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임 전 의원과 허 의원은 이날 윤 전 의원에게 돈봉투를 받았다고 알려진 현역 의원 중 일부다. 즉 돈봉투는 사업가 김 씨→박용수·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윤관식 전 의원→현역 의원 20명으로 전달됐다. 관련 인물들은 1심에서는 대부분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이정근 녹취록'이 위법수집증거로 판명돼 2심에서 뒤집혔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송 전 대표는 1심에서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돈봉투 살포 의혹인 정당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를 인정받았다. 역시 이정근 녹취록이 위법수집증거로 판명되면서다.    100wins@newspim.com 2025-12-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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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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