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핵 억제 부대에 고도 경계 태세를 지시하자 미국과 서방이 '불필요하고 긴장을 유발하는 조치'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 방송을 통해 '서방의 정당성 없는 제재'에 맞서기 위해 핵 무기를 운용하는 러시아 핵 억제 부대에 고도 경계 태세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분이 보듯이, 서방 국가들은 불법적인 제재인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비우호적인 조치에 나섰을 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이끄는 정상들은 우리나라에 대한 공격적인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는 정당한 이유 없이 긴장과 위협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푸틴의 이같은 압박은 그동안 보여온 행동 패턴이라며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런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러시아는 나토나 우크라이나로부터 어떤 실제적인 공격이나 위협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이같은 조치를 불필요한 조치일 뿐 아니라 긴장 고조 행위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이에 대한 러시아의 오판이 있다면, 사안을 훨씬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와관련, 방송 등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행동은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토는 방어적 동맹이며 러시아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의 동맹을 방어하고, 보호하는 우리의 능력에 대해 오해와 오판의 여지가 없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와의 협상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푸틴 대통령이 핵 카드를 꺼낸 것은 협상 과정에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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