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시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단지 외곽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진화됐다.
CNN 등에 따르면 우크라 응급서비스국은 자포리자 원전 단지 밖에 있는 교육훈련 센터 건물에서 난 불이 현지시간으로 4일 오전 6시 20분(한국시간 4일 낮 1시 20분)께 진화됐다고 알렸다. 사상자는 없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의 원전 단지에 러시아군 포격으로 인한 불꽃이 CCTV에 찍혔다. Zaporizhzhya NPP via YouTube/via REUTERS 2022.03.04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재까지 원전은 안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 당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원전 필수 장비에는 영향이 없다고 알렸고, IAEA는 원전 주변에 방사능 수치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도 방사능 수치의 상승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며, 관찰을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다.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1984~1995년에 지어진 유럽 내 최대 규모 원전이자, 세계에서는 9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각 원자로는 95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한다. 원자로는 총 6기로 5700㎿를 생산하는데, 우크라 전체 전력의 거의 25%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앞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 외교장관은 이날 새벽 2시 30분께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전방에서 포격하고 있다며,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태보다 더 심한 재난 가능성을 경고했다.
원자로 1기가 러시아 포격을 맞았다는 러 관영 언론의 보도도 나오면서 '제2 체르노빌' 사태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이후 우크라 응급서비스국은 총 6기의 원자로 중 제4 원자로 1기만 가동 중이고 나머지는 가동을 멈췄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자포리자 원전에서의 폭발이나 방사능 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영국 원전에서 30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호주국립대학의 토니 어윈 명예부교수는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가 가압경수로(PWR) 방식으로 비교적 안전하다며 "원자로 냉각수가 별도의 회로에 마련되어 있고, 긴급 백업 냉각 체계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이 포격을 멈췄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 가동이 아예 멈추면 우크라 전력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자포리자 원전 화재 소식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 통화했다. 존슨 총리실은 수 시간 안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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