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코로나로 타격 딛고 지난해 흑자전환
'나랑드사이다' 성장했지만...'포카리' 의존도는 여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음료기업 동아오츠카가 지난해 2년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 사태 등으로 2년 가량 실적 하락을 겪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며 깜짝 반등한 것이다.
일본 불매운동 영향이 옅어진데다 코로나19 봉쇄조치가 풀리면서 대표제품인 포카리스웨트 등 음료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조익성 대표 취임 이후 효율성 제고 및 브랜드다각화로 경영 방향을 재정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노재팬·코로나 딛고 2년 만에 반등...포카리스웨트 점유율도 상승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아오츠카의 지난해 매출액은 2938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3억원, 당기순이익은 67억으로 전년 각각 12억, 14억 가량의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동아오츠카의 지난해 매출액은 역대 최대 규모로 직전 최대 매출액이었던 2018년 2921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2018년 초 매출 목표치로 제시했던 '연 매출 3000억원'에 바짝 다가선 셈이다.
앞서 동아오츠카는 2018년 고실적을 달성한 이후 2년 간 실적 하락을 겪었다. 2019년 국내에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된 것이 시초다. 동아오츠카의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스포츠음료 포카리스웨트가 불매 대상 제품 목록에 오르면서 타격을 입었다. 2019년 매출액은 288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 즐었고 영업이익은 63억원으로 53.6% 감소하며 반토막났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2.04.07 romeok@newspim.com |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던 2020년에도 실적이 하락했다. 2020년 매출액은 2689억원으로 직전연도 대비 6.7% 줄었고 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 감염 공포와 정부의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스포츠 경기, 모임 등이 급감하면서 음료 시장이 대체로 주춤했기 때문이다. 또한 노후 기계설비 교체, 차량·자판기 매입 등 투자를 단행하면서 이익이 줄었다.
지난해 깜짝 실적 반등은 '노 재팬(No Japan) 불매운동'을 촉발했던 반일 여론이 줄어든 것과 며 지난해 코로나19 감염 공포와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된 점이 주요 요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모임, 스포츠 경기, 취미 운동 등이 차츰 활성화되면서 스포츠·이온 음료 시장이 성장세를 되찾았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스포츠·이온음료 시장은 2020년 3100억원 규모로 쪼그라들었지만 지난해 3500억원 규모로 상승하면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스포츠·이온음료 시장 1위인 포카리스웨트의 점유율도 지난 2년간 늘었다. 지난해 기준(업계추정치) 포카리스웨트 점유율은 34.5%로 일본 불매운동이 일었던 2019년 32.8%, 2020년 33.3% 대비 차츰 늘었다. 경쟁제품인 파워에이드(코카콜라음료)는 28.5%, 게토레이(롯데칠성음료)는 16.1%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스포츠 경기, 야외활동 등이 위축되면서 주춤했던 스포츠음료 부문이 지난해부터 회복되기 시작했다"며 "최근에는 저칼로리, 탄산음료가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전체 음료시장이 성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익성虎 효율화 통했나...여전히 높은 '포카리 의존도'는 숙제
지난해 2월 취임한 조익성 공동대표이사 사장의 '경영 효율화' 전략도 실적 반등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조직 개편을 비롯해 생산, 물류, 영업 등 전 업무영역에서 효율성을 제고한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라이브커머스, 정기배송 등 온라인 부문 매출액이 전년 대비 63%가량 성장한 것 또한 흑자전환에 기여했다.
조익성 동아오츠카 대표이사 사장 |
브랜드 다각화도 꾀했다. 제로칼로리 음료 시장의 성장에 따라 '나랑드 사이다'를 주요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마케팅을 강화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코미디언 김재우를 앞세워 '나랑드 사이다' 영상 광고를 온에어하고 스포츠 대회 스폰서 행사를 전개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한 바 있다. 그 결과 '나랑드 사이다' 판매량이 전년 대비 90%가량 성장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포카리스웨트의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점은 숙제로 지목된다. 매출 비중이 높은 포카리스웨트 브랜드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체 실적에 타격이 갈 수 있는 등 잠재적인 불안요소이기 때문이다. 동아오츠카의 전체 매출 가운데 포카리스웨트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약 47%가량이다. 나랑드 사이다를 중심으로 브랜드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일본불매운동으로 포카리스웨트 매출이 주춤했던 2019년 45% 대비 오히려 의존도가 늘었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나랑드사이다를 주요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제로칼로리 소비층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효율성 제고와 ESG 경영 강화 방향성도 전 임직원이 함께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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