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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년과 여성이라는 유령

기사입력 : 2022년04월11일 17:34

최종수정 : 2022년04월12일 16:07

선거철만 되면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되는 구호가 있다. 청년과 여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의 '서오남(서울대 출신의 50대 남성)' 정치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여성 공천 비율을 30%로 하기로 했고, 국민의힘도 20%의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취지는 매우 찬성한다. 그동안 우리 정치는 불신의 상징이었다. 매해 통계청이 발표하는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국회에 대한 신뢰도는 만년 꼴찌다. 틈만 나면 개혁 논의가 불붙는 법원과 검찰에 대한 기관신뢰도도 50%인데 국회 혼자 34%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들만의 리그'로 대변되는 소수자 과소대표가 큰 비율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고홍주 정치부 기자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자. 우리 주변에는 정치를 하고 싶어하는, 하겠다고 나서는 소수자들이 얼마나 있나. 오히려 정치에 대한 포부를 밝히면 부정적인 눈초리를 보내는 게 다반사다. 한국 사회에서 대중들에게 정치는 비판의 대상이지 추구해야 할 가치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정치가 생활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배우면서 자연스레 직업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있는 독일과 프랑스, 여타 유럽 정당처럼 제대로 된 청년조직도 없다. 화려한 이력으로 '갑툭튀'한 정치인에게 박수를 보낼 청년들은 얼마나 될까. 오히려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중역을 맡겼다 '역차별' 논란만 일 수 있다.

그러다보니 현장에서는 막상 의무 공천 비율은 뒀는데 마땅한 인재가 없다는 푸념도 나온다. 민주당 내부의 한 인사는 "비율만 늘려놓으면 기준 미달인 사람들까지 공천을 하게 되는 참사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다양성을 위해 청년과 여성 카드를 꺼낸 지 이미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어떻게 인재를 키워내고 참여를 보장할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은 '정치교체'를 수차례 얘기했다. 하지만 교체 카드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하는 교체는 안 하느니만 못한 교체가 될 수 있다.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170여년 전의 칼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했지만, 2022년의 여의도에는 청년과 여성이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정치권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드웨어가 그대로인데 소프트웨어만 갈아끼운다고 얼마나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을까. 청년·여성 카드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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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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