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8개 중복학과 통폐합 진행
학칙 개정안 다음달 법인이사회 의결 마치면 확정
서울캠 총학 "우리 목소리 어디에도 반영 안돼"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한국외대가 학과 통폐합 등 학칙 개정안 심의 절차를 앞둔 가운데 총학생회가 거세게 반발하며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28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일주일간 노숙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학생들이 그토록 외쳐왔던 문제 제기들과 의문들을 해소하지 않고 유사학과 구조조정에 급급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학생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이번 학칙개정안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 의견을 무시한 학칙개정안을 멈추기 위해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는 교무위원회 회의부터 이사회 회의까지 7일간 노숙농성을 결의한다"며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학교 본부의 태도를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국외대는 오는 2023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서울캠퍼스와 용인 글로벌캠퍼스의 중복학과 통폐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폐합 대상학과는 통번역대학 4개 학과와 국제지역대학 4개 학과다. 당초 러시어학과등 12개 학과가 통폐합 대상에 올랐으나 최종에서 제외됐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당국의 유사학과 통폐합 강행을 비판하며 이날부터 일주일간 노숙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2022.04.28 filter@newspim.com [사진제공=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
학교 측은 통폐합 학과 대상자에게 ▲재학생 전원 졸업까지 현재 학과명과 장학금 등 유지 ▲전과 기회 1회 추가 부여 ▲통합 완료시 졸업증명서에 서울캠퍼스 학과명 발급 등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이날 열리는 교무위원회와 29일 대학평의원회를 거친다. 내달 4일 법인 이사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들 학과의 신입생 모집은 중단된다. 학교 측은 당초 이달 대학평의원회를 열고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학생들의 반발에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서울 캠퍼스 학생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특히 통폐합 학과 대상자들에게 글로벌 캠퍼스가 아닌 서울캠퍼스 학사를 수여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배귀주 상경대학 학생회장은 "학교의 발전과 이익을 위해 이루어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글로벌캠퍼스 학우들의 수업권과 교육권 보장이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서, 구조조정안의 또다른 당사자인 서울캠퍼스 학우들의 목소리는 어디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학교 본부는 감정적인 학위 보상이 아니라 명확한 양 캠퍼스 학우들의 수업권과 교육권 보장을 우선시 하라"며 "학생 주체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졸속적인 학제개편은, 그 어떠한 학생들의 보상도, 교육권 보장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호 일본학대학 학생회장은 "서울캠퍼스 졸업증명서는 이원화 캠퍼스 및 해당 학문의 의의를 훼손하고 경시하는 처사"라며 "근본적으로 학위는 보상이나 대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제 살을 깎아 외대의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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