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재무부가 6일(현지시간) 북한이 탈취한 자금 세탁에 활용된 이른바 '믹서'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제재했다.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새로운 불법 자금원으로 부상한 사이버 활동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AFC)은 이날 믹서 프로그램인 '블렌더'가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은 물론 탈취한 자금 세탁을 지원하는 데 이용됐다면서 이를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가상 화페 관련 프로그램인 믹서에 대해 제재를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추가적인 불법 행위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렌더를 활용하면 가상화폐의 자금 추적, 현금화 확인 등이 어려워져서 자금 세탁에 이용될 수 있다.
재무부는 미국의 제재 대상인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지난 3월 블록체인 비디오게임 '액시 인피니티'에서 탈취한 자금중 2000만 달러 이상을 불법 세탁하는 데 블렌더가 이용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블렌더가 러시아의 랜섬웨어 집단들의 불법 자금 세탁에도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상징. [사진=로이터 뉴스핌] |
재무부는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가상화폐 거래소,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부정한 활동을 통해 불법적 대량파괴무기(WMD),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범죄 담당 차관보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되는 불법 금융범죄에 대한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가상화폐를 활용한 불법 자금 조달과 세탁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왔다. 지난 달 라자루스와 관련된 이더리움 지갑들을 잇따라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미 당국은 이밖에 북한에 가상화폐 추적 회피 기술 등을 전수한 미국인 버질 그리피스와 유럽인 2명 등을 사법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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