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연일 '유가 급등은 푸틴 탓' 강조
다음달 중동 순방에 사우디 방문...화해 제스처
반체제 언론인 암살지시 빈 살만 왕세자도 만나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는 유가 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최근의 유가 급등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탓이라면서 적극 대응을 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노동연맹-산별노조 협의회 (AFL-CIO) 총회에 참석해 행한 연설에서 "유가 급등으로 미국 중산층과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푸틴의 유가 올리기'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인들의 체감 경기와 직결된 휘발유 가격은 최근 1갤런당 평균 5달러까지 치솟았고, 이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 경제 불안과 인플레이션, 유가 급등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푸틴 대통령이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노동연맹-산별노조 협의회 (AFL-CIO) 총회에서 연설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6.15 kckim100@newspim.com |
그는 지난 10일 경제 관련 연설에서도 급등하고 있는 유가는 푸틴 대통령과 높은 이윤만 추구하는 대형 정유 회사들 탓이라며 화살을 돌렸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달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특히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거의 80년 동안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였던 사우디 방문을 고대하고 있다"면서 "그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리더십과 초청에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이후 사우디와 그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껄그러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바이든 정부는 빈 살만 왕세자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된 것과 함께 사우디 내 인권 탄압 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고, 이로인해 양국 관계도 악화됐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계기로 올해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방문시 그동안 외면했던 빈 살만 왕세자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날 필라델피아로 이동하는 비행기 기내에서 기자들이 사우디 방문이 유가 대응을 위한 것이냐고 묻자 "에너지 문제가 중요 이슈이지만 유일한 이슈는 아니다"라면서 "사우디는 미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였으며 양국의 이익이 서로 연관돼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