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존슨 英총리도 '장기전' 경고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양측이 종전이 아닌 휴전을 택한 뒤 한반도와 같은 장기 대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주말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에 남은 옵션이 얼마 없으며, 미국 등 동맹국들은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WP는 러시아가 돈바스를 점령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는 일부 지역 간 갈등이 지속되면 이곳에서도 남북한 대치 같은 분단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점령에 실패한 러시아가 목표를 동부 '돈바스 공략'으로 변경한 뒤 점차 점령지를 확대 중인데, 서방국이 러시아의 승리를 막기 위해 지원 물자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긴 하나 우크라이나의 전쟁 승리는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역시 19일(현지시각) 서방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독일 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아무도 모르지만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사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금요일 키이우를 두 번째로 다녀온 존슨 총리는 선데이타임즈에 올린 기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잔인한 소모전 쪽으로 기울고 있다면서, 유럽이 장기전에 단단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주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회원국 가입 승인 결정을 앞두고 러시아가 공격 수위를 높일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대한 후보국 지위 부여를 권고한다고 밝혔고, 23~24일 EU 정상회의에서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승인하면 우크라이나는 가입 후보국 지위를 공식 부여받고 정식 가입을 위한 본격 협상에 들어가게 된다.
일반적으로 가입 신청을 하고 후보국 지위를 확보하는 데만 몇 년이 걸리지만 우크라이나는 이 절차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할 전망이다.
이날 동영상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주 러시아가 공격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에 대해서도 적대적 행위를 보일 수 있어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부 최전선 도시인 미콜라이우를 방문해 군 관계자들과 회의 중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6.20 kwonjiu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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