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제로', 론칭 한 달 만에 빼빼로만큼 팔렸네
초도물량 소진 등 물량 부족에...생산량 늘리기도
"설탕 빼도 맛있다" 인식에...다이어트·몸관리族 각광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식품업계에 칼로리와 당류 함량을 낮춘 '제로 '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탄산음료부터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제로'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업체들은 앞다투어 '제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가 지난달 선보인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는 출시 한 달 만에 20억원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꼬깔콘, 가나초콜릿, 빼빼로 등 롯데제과 내 다른 브랜드의 월간 매출액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적이다.
[사진= 롯데제과] |
'제로'는 설탕 대신 에리스리톨, 말티톨 등 대체감미료를 사용해 칼로리를 낮춘 디저트 브랜드로 과자류인 제로초콜릿칩쿠키, 제로 후르츠젤리, 제로카카오케이크와 빙과류인 제로아이스콜라, 제로아이스초코바 등 5종으로 구성됐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9월 '제로 프로젝트'를 통해 과자 및 빙과류 2종의 시제품을 출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제로' 브랜드를 전격 론칭했다. '제로'는 출시 초반부터 초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유통점에서는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는 등 물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제품 판매 추이에 따라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제로 콜라, 제로 사이다 등 음료 시장이 주도했던 '제로' 열풍이 제과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음료시장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제로 탄산음료'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진행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초 선보인 '칠성사이자 제로'와 '펩시 제로슈거'의 판매 호조로 제로 탄산음료 부문 연간 매출액이 2020년과 비교해 875억원가량 증가하는 등 실적 개선을 이룬 바 있다. 현재 칠성사이다 제로와 펩시 제로슈거는 각각 매월 1000만캔(250ml 기준)씩 판매되면서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에도 롯데칠성음료는 과일향 탄산음료 '탐스 제로' 3종, 에너지 음료 '핫식스'의 제로 버전인 '핫식스 더킹 제로'를 선보이는 등 제로 칼로리를 내세운 신제품 음료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조만간 대표 제품 밀키스의 제로 버전인 '밀키스 제로'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제로 탄산의 원조인 코카콜라음료도 '코카콜라 제로', '스프라이트 제로' 등 저당, 저칼로리 제품의 판매 호조로 지난해 음료사업 매출액이 2020년 대비 5.2%가량 증가했다. 동아오츠카의 제로칼로리 제품인 '나랑드사이다'도 2020~2021년 각각 매출신장율 110%, 90%를 달성하는 등 최고 매출을 기록 중이다.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농심은 지난 4월 자사가 수입·판매하는 '웰치소다'의 제로 칼로리 버전인 '웰치제로 그레이프맛'과 '월치제로 오렌지맛' 등 2종을 출시했으며 일화도 최근 설탕과 카페인을 넣지 않은 '부르르 제로콜라 카페인프리'를 선보였다. 또한 웅진식품은 최근 제로칼로리를 앞세운 과일 탄산음료 '815피즈 제로'를, 코카콜라음료는 에너지음료인 몬스터에너지 제로슈거를 선보이는 등 제로 카테고리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실제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은 2016년 903억원에서 지난해 2189억원으로 5년 사이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3~4%가량 성장한 전체 탄산음료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제로탄산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저칼로리, 저당을 앞세운 '제로' 제품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설탕 대신 대체감미료를 적용한 제로 제품의 맛이 오리지널 대비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칼로리 저감과 당류 저감은 식음료기업들이 오래 전부터 추진해온 활동으로 일시적인 유행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만큼 내부에서도 다양한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제품을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