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지 않기로 했다. 일단 몇 주간 상황을 더 지켜본 후 선포 여부는 재논의 하겠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WHO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감염병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위원회는 현시점에서 원숭이두창 발병이 PHEIC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23일 WHO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위원회 회의를 진행했으며, 일각에서는 원숭이두창의 이례적인 확산세를 감안해 수일 내에 WHO가 PHEIC를 선포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와 관련해 WHO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긴급위원회 회의에서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렸지만, 아직 PHEIC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PHEIC는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과 관련해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단계다. PHEIC가 선포되면 WHO 회원국은 24시간 이내에 자국 내 질병 감염 및 확산 상황을 WHO에 보고해야 한다. 현재는 소아마비와 코로나19에만 해당 경보 단계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WHO가 원숭이두창을 PHEIC로 선포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이날 WHO는 "이미 발병한 국가 내에서나 타국가로의 확산, 사례의 심각성 증가, 성 노동자들 사이의 감염 양상과 증상의 심각성 등을 지켜본 후 이른 시일 내에 재평가를 권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WHO는 향후 몇 주간 상황을 모니터링한 후 수주 후에 PHEIC 선포 여부를 재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풍토병으로 알려진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이례적인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에서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약 6주 만에 48개국으로 확산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감염사례만 3200건 이상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밀접한 신체 접촉을 통해 전파될 수 있으며, 공기를 통해 감염될 확률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WHO는 공기 전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