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고유가 대처 위해 다음 주 사우디 등 방문
껄끄러웠던 사우디·빈 살만과 관계 회복 나설 듯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백악관은 다음 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살만 아지즈 압둘 아지즈 사우디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함께 만날 예정이라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국왕과 그의 국정 운영 지도부와 함께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면서 "아다시피, (빈살만) 왕세자는 회담에 참석하는 지도부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분명히, (바이든)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 과정에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의 실질적 지도자인 빈 살만 왕세자를 따로 만날 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며 전세계가 물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3~16일 사우디라이비아와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을 순방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방문을 통해 고유가 상황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적극 협력을 요청하고 양국 관계 증진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위해 그동안 껄그러운 관계를 유지했던 사우디와 빈살만 왕세자와의 관계 정상화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노동연맹-산별노조 협의회 (AFL-CIO) 총회에서 연설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이든 정부는 그동안 빈 살만 왕세자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된 것과, 사우디 내 인권 탄압 문제 등에 비판적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로인해 양국 관계도 경색된 상태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한 고유가로 미국 등 서방사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러시아가 반사 이익을 누리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빈 살만 왕세자와의 관계 회복에 나서게 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미국 노동연맹-산별노조 협의회 (AFL-CIO) 총회에 참석해 행한 연설에서 "유가 급등으로 미국 중산층과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나는 '푸틴의 유가 올리기'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증진이 중동 지역에서 이란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 견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