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크플레이션 우려 확산…실적 전망 악화일로
규제 개선 포함, 성장 중심의 구조 개혁 요구 커져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기업의 경영 시계가 갈수록 흐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해 전 세계로 번진 원자재 공급망 불안에 물가·환율·금리까지 치솟으며 인플레이션,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날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입니다. 자연스레 기업들 실적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조사 결과에선 OECD 국가 경제단체들이 올해 하반기 전반적인 경영환경에 대해 '좋음'으로 전망하는 비율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죠. 같은 물음에 2021년에는 60%가 '좋을 것'이라고 응답한 것과는 차이가 상당히 큽니다. 이는 Business at OECD(BIAC, OECD 경제산업 자문위원회)가 지난 6월 OECD 31개 회원국가의 경제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한 것입니다.
그만큼 OECD 국가 경제단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이후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으로 인해 올해 하반기 경제가 작년에 비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응답국의 절반 이상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GDP가 0.5~1%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GDP가 1%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 비율도 18%에 달했습니다.
기업들은 비상경영에 돌입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 현대차 그리고 LG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달부터 전략회의를 잇달아 열며 하반기 이후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은 오는 14일 신동빈 회장 주재로 부산에서 하반기 사장단회의를 열고 하반기 전략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긴 어려워 보입니다.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얘깁니다. 에프앤가이드 통계에선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장사 237곳 중 지난해 말보다 목표주가가 낮아진 곳이 160곳에 달합니다.
수출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경련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에서 응답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올해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전기전자(-3.8%), 철강(-2.9%), 석유화학·석유제품(-1.1%) 업종은 하반기 수출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글로벌 경제를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이날 한국은행은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은 기업들의 금융부담 증가를 불러오고, 이는 투자활동을 위축시키고 민간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입니다.
설상가상인 상황에서 기업들로선 정부 차원의 지원을 찾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규제 개선을 필두로 성장 중심의 구조 개혁에 적극 나섬으로써 기업들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절실함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이 체감하는 세계 경제 상황이 쉽지 않다"면서 "우리 정부가 전 세계 경제단체들이 빠른 경제회복을 위해 성장 중심의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호소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기 바란다"고 말합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