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행권, 부실차주 빚탕감 비율 등 놓고 갈등
금융권과 지원대상 차주 기준·채무조정 방법 등 조율
이르면 다음주 세부방안 공개…논란 해소될 지 주목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위해 대출원금의 최대 90%를 탕감해주는 '새출발기금'이 출발 전부터 각종 논란을 낳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과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주 적용대상 차주 기준, 채무조정 방법 등 세부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원금탕감 범위 등을 둘러싸고 이견이 큰 만큼 논란이 해소될 지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 업무보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8.08 yooksa@newspim.com |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 업무보고에 대한 사전브리핑에서 새출발기금 관련한 금융권 비판에 대해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한 홍보가 미진해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면서 "새출발기금의 구체적인 운영방안은 금융권,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하고 있는데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지금 제기되는 논란은 상당 부분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의 9월말 종료를 앞두고 오는 10월부터 최대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설립해 연체 90일 이상 부실차주에 대해서는 60~90% 수준의 원금감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새출발기금 논란의 쟁점은 원금 탕감 비율이다. 정부 발표 이후 금융권에선 새출발기금이 과도한 원금감면으로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것이란 우려를 제기됐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은 원금 탕감 비율을 10~5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조만간 정부에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금융위는 현행 채무조정 프로그램의 원금감면 한도(신복위 0~70%)와 평균 감면율을 고려할 때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정도의 과도한 감면으로 보기 어려워 10~50%로 축소해야 한다는 은행권 주장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주현 위원장도 자난 8일 "기존 회생제도에서 인정해주는 탕감률의 범위 내에서 운영하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은행들은 또한 이자 감면, 저금리(연 3~5%) 대출 전환 등 혜택을 주는 '부실 우려 차주' 요건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안에 따르면 금융사 채무 중 하나 이상의 연체 일수가 10일 이상~90일 미만인 차주는 채무 조정 대상자가 된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새출발기금의 적용대상 차주의 범위는 현행 금융권 협의를 통해 논의 중인 사항으로 현재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적용대상 차주 뿐 아니라 조정금리 수준도 결정된 바 없다"며 "새출발기금 시행 당시의 캠코의 조달금리와 시중금리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도 금융권과의 지속적인 협의와 논의를 거쳐 새출발기금 지원대상 차주 기준, 채무조정 방법, 매입가격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다음 주 새출발기금의 세부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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