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주가지수선물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중국의 지표 부진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재부각된 가운데, 이번주 집중 공개될 주요 유통업체들의 2분기 실적 발표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8월 16일 오전 8시 55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S&P500 선물(이하 E-mini)은 직전 종가보다 0.18% 내린 4290.50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다우지수 선물은 0.13%, 나스닥100 선물은 0.22% 각각 하락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홈디포 매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개장 전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종목명:WMT)는 기대 이상의 매출과 실적을 발표한 덕에 주가가 4% 가까이 오르고 있다.
월마트의 2023회계연도 2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의 기대를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1528억6000만달러로, 월가 예상치 1508억1000만달러를 상회했다. 비GAAP 주당순이익(EPS)은 1.77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1.62달러를 앞질렀다. 연료를 제외한 미국 내 동일매장매출의 전년비 증가율은 6.5%로 월가 예상치 5.9%보다 높았다.
또 이날 월마트가 연간 순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소폭 감소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것도 투자자들 사이 안도감을 불어넣었다. 회사는 2023회계연도 조정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이전 11~13% 감소 전망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주택 자재 업체 홈디포(HD)는 월가 예상을 웃도는 분기 매출을 공개하고도 개장 전 주가가 1.1% 하락했다. 회사의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6.5% 늘어난 438억달러로 월가 예상치 434억달러를 상회했고, EPS는 5.05달러로 시장 전망치 4.95달러를 넘어섰다. 동일매장매출도 5.8% 늘며, 월가 예상치 4.9%를 앞질렀다. 다만 2분기 고객 거래 건수는 감소했으며, 회사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이전과 동일한 3% 증가로 유지했다.
미국의 취업 사이트 운영 기업 집리크루터(ZIP)의 주가도 개장 전 7% 넘게 급락 중이다. 회사가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여파다.
전일 미 증시는 중국의 부진한 경제 지표 발표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예상외 금리 인하 발표로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장 초반 에너지와 금융주를 필두로 하락했다. 하지만 장 후반 필수소비재주, 통신서비스, 임의소비재 관련주의 주가가 랠리를 펼치는 데 힘입어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미 증시의 주요 지수는 지난 6월 16일의 저점에서 반등을 이어가며 나스닥 지수가 기술적 강세장에 진입하는 등 반등에 성공했지만, 아직도 월가에서는 이번 랠리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월가 투자은행(IB) 가운데에는 블랙록, 모간스탠리 등이 이번 랠리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중 나타나는 일시 강세장)이라며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를때 증시 비중을 축소하기를 권고했다.
블랙록은 15일 투자 노트에서 최근 나온 물가 지표는 시장이 기다리던 연준 피봇(기조 전환)을 초래할 만큼 충분한 호재는 아니라며 서머 랠리에 대한 경계감을 보였다.
미국 기업 실적은 악화될 전망이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수준까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결국 성장이 멈출 것이라면서 이번 서머랠리는 지속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모간 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도 9월 3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되기에 앞서 실적 하향이 잇따를 것이라면서 약세장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의 양적긴축(QT)을 잠재적 시장 악재로 지목했다.
BofA는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연준의 QT와 S&P500 수익률의 상관 관계를 살펴본 뒤 2023년까지 QT로 인해 미 증시가 현 수준 대비 7%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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