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빌라 대지 소유자 A씨 사용료 청구 소송 제기
1심과 2심 청구 인용..."민법에 따라 부당이득 반환 의무 있어"
대법 "집합건물, 일반적인 공유관계와 달라"...파기환송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빌라나 아파트 등이 세워진 대지의 지분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건물 개별 주인을 상대로 사용료를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5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A씨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 2021.06.16 pangbin@newspim.com |
A씨는 부친으로부터 서울 방배동 소재 4층 빌라건물 대지 중 일부 지분을 증여·상속받아 소유하고 있다. 해당 빌라는 전유부분 면적 비율에 상응하는 적정 대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분소유자들과 그에 미치지 못하는 대지지분만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 혼재돼 있다.
B씨는 빌라 1층의 일부 구분소유권과 대지 지분을 보유한 자다. 이 대지의 공유지분을 보유한 A씨는 B씨를 상대로 대지의 사용과 수익으로 인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A씨의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B씨가 전유부분 면적 비율에 상응하는 대지 공유지분을 소유한 것과 무관하게 A씨에게 민법에 따라 전유부분 면적 비율에 따른 대지의 점유, 사용으로 인해 얻은 이익에 대해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집합건물은 대지 지분이 전유 부분에 종속돼 일체화되는 관계에 있어 민법상 공유물에 관한 일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며 "집합건물 대지의 공유 관계는 일반적인 공유 관계와 달리 전유부분과 분리해서 볼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구분소유자가 대지 사용권으로 보유할 적정 대지지분은 원칙적으로 전유부분 면적 비율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집합건물법의 취지"라며 "적정 대지지분을 취득한 구분소유자는 대지 전부를 용도에 따라 온전히 사용⋅수익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로 민법상 공유물에 관한 일반 법리에 따라 대지 지분 보유자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인용한 종래의 대법원 판결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집합건물 대지의 공유 관계는 특수성을 고려해 민법상 공유물에 관한 일반 법리의 적용을 제한하고, 구분소유자가 아닌 대지 공유자는 대지의 사용⋅수익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새로운 법리를 설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전유부분과 대지 사용권을 일체화하려는 집합건물법의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한다"며 "구분소유자 아닌 대지 공유자와 구분소유자 사이에서 대지의 사용⋅수익과 관련된 부당이득 반환의 법률관계가 간명하게 됐다는데 판결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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