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늘자...가족 아이스크림 '투게더', 1위 반납
빙과규모 감소에도 월드콘·붕어싸만코 유일 성장
'김연경 효과' 월드콘...'조용한 강자' 붕어싸만코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빙그레의 '투게더'가 지난해 하반기 빙과시장 1위 브랜드 타이틀을 반납했다. 롯데제과의 '월드콘'과 자사 '붕어싸만코'에 추월돼 시장 3위로 밀린 것이다.
월드콘은 스포츠스타 '김연경 효과'에 힘입어 2018년 이후 3년 만에 1위를 되찾았고 붕어싸만코는 조용히 인기를 끌며 2위에 안착했다.
8일 aT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롯데제과의 월드콘은 지난해 하반기 소매점 매출액 기준 342억원을 올리며 빙과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6% 상승한 수치다. 빙그레의 붕어싸만코도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한 332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액 2위에 올랐다.
그간 1위 브랜드였던 빙그레 투게더는 같은 기간 12.6% 감소한 316억원을 기록해 3위로 밀려났다. 월드콘, 붕어싸만코와 달리 투게더는 대용량의 홈타입 아이스크림이다. 가족 단위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1인 가구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온 가족이 함께 먹는 이미지를 강조한 홈타입 아이스크림의 인기가 시들해진 여파로 풀이된다. 대가족, 핵가족 등 가족단위 수요가 줄고 1인 가구가 증가한 점이 소비자들의 아이스크림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왼쪽부터 롯데제과 월드콘, 빙그레의 투게더와 붕어싸만코. [사진= 각사] |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빙과시장이 누린 '거리두기 수혜' 감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소매점 기준 1조5432억원이었던 빙과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3574억원 규모로 12.4% 줄었다. 전반적인 빙과 매출 감소에 따라 1위 브랜드인 투게더 수요도 함께 줄어든 셈이다.
반면 새롭게 1, 2위에 오른 월드콘과 붕어싸만코는 시장 감소에도 성장세를 나타냈다. 빙과 브랜드별로 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상위 10개 브랜드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상승한 브랜드는 월드콘, 붕어싸만코 2개가 유일하다.
롯데제과의 월드콘은 올림픽에서 맹활약한 배구선수 김연경을 모델로 발탁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제과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김연경을 앞세워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 스포츠 스타를 월드콘 모델로 발탁한 첫 사례다. 그 결과 월드콘은 2019년 투게더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약 3년 만에 1위 수성에 성공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 롯데제과는 월드콘 제품의 우유 및 바닐라 향 함량을 높이고 패키지를 교체했다. 김연경 효과에 이은 제품 리뉴얼로 1위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지난 4월 말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월드콘 제품을 리뉴얼했다"며 "품질을 업그레이드한 만큼 올해도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빙그레의 붕어싸만코는 '조용한 강자'로 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별다른 광고없이도 점유율을 높이며 시장 2위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2018년 빙과브랜드 5위였던 붕어싸만코는 2020년 월드콘을 제치고 시장 2위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 기존 1위였던 투게더를 제치고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붕어싸만코는 과자 속에 팥과 아이스크림을 담은 모나카형 제품으로 기성세대와 젊은세대에서 고른 선택을 받은 것이 매출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초 불닭맛 멘붕어싸만코 등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면서 젊은 세대의 인지도를 끌어올린 바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붕어싸만코 관련해 특별한 마케팅 활동은 없었지만 제과형 제품인 만큼 날씨가 선선해진 하반기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았다"며 "투게더의 경우 소용량 미니어처 제품 매출이 직전년도 대비 15%가량 늘어나는 등 패키지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