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아이유가 데뷔 14주년에 국내 여성 가수 최초로 주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펼쳤다. 4만명이 넘는 관객 앞에서 그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된 순간으로 기록됐다.
아이유가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잠실종합운동장 내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더 골든 아워(The Golden Hour): 오렌지 태양 아래'를 개최했다. 공연은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양일간 진행됐으며 총 8만 5000명의 관객이 운집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아이유 '오렌지 태양 아래' 콘서트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2022.09.18 alice09@newspim.com |
이날 공연은 지난 2019년 국내 4개 도시와 다른 아시아 국가 6개 도시에서 개최한 '러브, 포엠(Love, Poem)' 이후 약 3년 만에 열리는 것으로, 아이유는 한국 여자 가수 최초로 올림픽주경기장에 입성했다.
'더 골든 아워'는 아이유와 방탄소년단 슈가가 협업해 인기를 끌었던 '에잇'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리프트 무대를 타고 등장한 아이유는 시작부터 강렬한 에너지를 선사했다. 파워풀한 고음을 뽐냈고, 폭죽부터 꽃가루 등의 무대 연출은 장내를 단숨에 압도했다.
이어 '셀러브리티(Celebrity)'를 소화하며 메인무대에서 중앙무대로 진출, 플로우석을 가득 채운 팬들의 눈을 마주보며 손 인사를 건네는 여유로움을 보였다. 두 곡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아이유 '오렌지 태양 아래' 콘서트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2022.09.18 alice09@newspim.com |
특히 '에잇'에는 '우리는 오렌지 태양 아래/그림자 없이 함께 춤을 춰'라는 노랫말이 나온다. 여기에 맞춰 주경기장은 노을로 물들어 장관을 연출했다. 그는 "노을이 질 때 '에잇'을 부르고 싶어서 오래 전부터 계획했는데, 그대로 돼서 기분이 좋다"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 지금'에 이어 '하루 끝'까지 노래한 후 아이유는 "제가 오늘 데뷔 14주년이다. 콘서트를 하면서 데뷔 기념일까지 챙길 수 있는 제가 운이 좋은 것 같다. 다음 곡은 간주가 나오면 여러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실 것"이라며 '너의 의미'를 선곡했다.
VCR에는 관객들의 모습이 폴라로이드 사진 속에 연출됐고, 팬들은 '너의 의미'를 아이유와 파트를 나눠 부르기 시작하며 함께 완성시키는 공연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어진 '금요일에 만나요'와 '팔레트'를 통해 흔들림 없는 가창력을 뽐내며 주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아이유 '오렌지 태양 아래' 콘서트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2022.09.18 alice09@newspim.com |
잠깐의 VCR 영상이 나온 후 다시 무대에 오른 아이유는 '스트로베리 문(Strawberry moon)'으로 무대를 채워나갔다. '스트로베리 문' 무대에서는 어둠이 내려앉은 주경기장에는 붉은 달이 떠올랐다. 붉은 색의 열기구로 달을 형상화 한 아이유는 객석 곳곳을 누비며 조금 더 가까이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내 손을 잡아'와 '블루밍(Blueming)', '어젯밤 이야기' 등 신나는 분위기의 곡으로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들었다. 공연이 중반부로 향하면서 공연장 내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팬들은 아이유가 인이어를 교체하며 잠시 휴식 시간을 갖자, VCR 화면을 통해 라이브 밴드의 모습이 나오자 호응을 보내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아이유는 '팔레트'에 이어 3단 고음으로 유명해진 노래이자, 대중에게 그의 가창력을 제대로 각인시킨 '좋은 날'의 졸업 무대를 선보였다. 완벽한 3단 고음을 선보인 그는 무대가 끝난 후 "정말 눈물이 터질 뻔 했다. 이 곡을 졸업하려니 기분이 이상하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아이유는 감정을 추스르고 '라일락'으로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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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반부에는 게스트의 무대가 준비됐다. 첫 날에는 있지(ITY)가 채웠다면 마지막 날에는 박재범이 장식했다. 박재범은 '가나다라(GAVADARA)' 무대를 홀로 선보였고, 소속 크루인 홀리뱅을 초대해 호응을 이끌었다.
국내에서 여성 가수 최초로 주경기장에 입성한 만큼, 아이유는 다채로운 셋 리스트로 공연을 채워나갔다.
다시 무대에 오른 아이유는 감성적인 곡을 연달아 소화했다. '무릎', '겨울잠', '나만 몰랐던 이야기'를 부르며 공연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갔다. 이어 '밤편지', '시간의 바깥', '너와 나'로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3년 만에 대면한 만큼, 객석에서는 '앙코르'가 터져 나왔고, 아이유는 다시 무대에 올라 '러브 포엠'을 열창했다. 그는 "사실 오늘 공연은 솔직히 조금 어려웠다. 제가 사실 귀에 약간 문제가 있어서 조마조마하며 공연을 준비했다"라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아이유 '오렌지 태양 아래' 콘서트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2022.09.18 alice09@newspim.com |
이어 "심각한 건 아닌데 귀를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이 1년 전부터 이어졌다. 이번 공연은 '진짜 나만 잘하면 된다'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목 상태는 너무 잘 따라줬는데 어제 공연 막바지부터 귀가 조금씩 안 좋아져서 지옥 같은 하루를 보냈다"며 심경을 전했다.
아이유는 "그래서 첫 곡을 시작하면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올라왔는데 오늘 공연은 정말 여러분이 다 하셨다고 생각한다. 정말 여러분께서 다 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라며 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끝으로 '아이와 바다' 등 여러 곡을 소화하며 14년의 가수 시간을 증명하는 '골든 아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한편 아이유는 데뷔 14주년을 맞아 데뷔 기념일인 9월 18일에 단독 콘서트를 개최해 의미를 더했다. 또 자신과 팬덤 '유애나'의 이름으로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서울특별시아동복지협회 각각 1억원을 기부하는 선행을 보였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