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남긴 日 회담, '48초' 美 환담...비속어 논란도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 간의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유엔 총회와 한미, 한일 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 이벤트를 통해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하겠다는 기대 속 순방길에 올랐지만 성과 대신 논란이 부각되며 오히려 힘이 빠졌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영국, 미국, 캐나다 3국을 차례로 방문했다. 첫 순방국인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하고자 했지만 당일 예정됐던 조문을 연기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실은 영국측 요청에 따른 불가피한 일정 조정이라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대통령이 홀대받은 것은 아닌가 하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2022.02.11 oneway@newspim.com |
미국에서는 더 다사다난했다. 당초 예고됐던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는 대통령은 물론 참모진의 준비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일본과의 정상회담은 당초 국내에서 발표한 대통령실의 브리핑 내용과는 반대로 흘러갔다. 정상 간 만남을 우리 측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하자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불쾌함을 드러냈고 회담 직전까지 많은 추측을 감내해야 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참석 중이던 행사장에 찾아가 30분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 정부는 이를 '약식 회담'이라고 강조했지만 일본 측에서 '간담'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양국 간 회담을 대했던 온도차도 느껴졌다.
미국과의 정상회담은 '환담'으로 대체돼 48초 만에 끝났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내 정치 일정 상 불가피하게 뉴욕 체류 기간을 단축하며 어쩔수 없었다는 측면이 있지만 당초 초청받지 않은 행사에 윤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면서까지 만나 대화를 나눈 것 치고는 너무 짧았다.
더 큰 논란은 직후에 터져나왔다. 윤 대통령이 이날 행사장에서 빠져나오는 도중 비속어가 섞인 미 의회를 비하하는 발언을 꺼낸 것이 포착됐다. 이는 외신을 통해 각국게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해당 발언이 미 의회가 아닌 우리 야당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마저도 여야 갈등을 더욱 격화시키는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한 주의 순방외교는 '참사'라는 꼬리표가 뒤따르게 됐다. 섣부른 회담 일정 발표와 국가 간 조율 실패 등 참모들의 능력 부족이 그대로 드러났으며 윤 대통령 스스로도 거친 언행으로 논란을 키웠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해외 순방을 거친 뒤 오히려 20%대로 떨어졌다.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리스크는 대통령 본인이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참모들의 쇄신은 물론 윤 대통령 본인도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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