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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쇼크] ②영국 파운드화 급락 이유와 향후 전망...투자 기회는(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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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감세안이 파운드화 급락 부추겨
"감세로 인플레 잡겠다"던 트러스 '사면초가'
46년 만에 다시 IMF 구제금융 받을 수도
극적 U턴으로 BOE 금리 인상 폭 달라질까
파운드 환율 전망과 ETF 통한 투자 기회

이 기사는 10월 18일 오후 4시02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영국 파운드화의 미국 달러화 대비 가치는 현지시간으로 10월 18일 현재 1파운드당 1.13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월23일 영국 정부가 '대책 없는' 감세 정책을 내놓은 여파로 26일 1.0327달러까지 내려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데서 회복하는 모습이다.

올해 파운드화 약세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결과다. 여기에 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엇박자 속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브렉시트(Brexit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2016년 6월 약 8% 하락 이후 가장 큰 낙폭으로 떨어졌다.

[채권 쇼크] 글싣는 순서

1. 영국 '금리 쇼크' 일단락됐나...남은 불씨와 교훈은
2. 영국 파운드화 급락 이유와 향후 전망...투자 기회는
3. '영국은 예고편' 지구촌 금융시스템 살얼음판
4. 위기가 기회, 2023년 채권시장 '황소장' 온다
5. 日 YCC '마침표' 지구촌 채권시장 태풍의 눈

여기서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취임 이후 국채 금리 급등 속 파운드화 급락 배경을 진단하고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아울러 영국 자산 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방안도 정리해 본다.

영국 파운드화 동전과 하향 그래프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세수 마련 대책 없는 감세안에 외환시장 출렁

지난달 취임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새로운 세금 정책은 국채 시장뿐만 아니라 외환 시장 쇼크에도 도화선이 됐다. 트러스 내각의 쿼지 콰텡 전 재무장관은 9월23일 하원에서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 등을 통해 2027년까지 연 450억파운드를 감세한다는 '미니 예산안'을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 의지는 영국에 상처만 남겼다.

1972년 이후 반세기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 정책이 공개됐고, 영국 정부의 부채 규모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이 한창인 시기에 영국 정부가 빚을 내서 세금을 깎아준다고? 시장은 자금 조달 방안이 없는 감세 정책이 영국의 부채 수준을 높이고, 이는 재정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가뜩이나 높은 인플레이션을 한층 심화시킬 것이란 불안감도 확산됐다. 영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자국이 발행하는 화폐로 채권을 발행한다. 신흥국처럼 채무 불이행에 빠질 우려는 없지만, 화폐를 발행해 국채를 상환하게 되면 인플레가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 국채 일드커브 [자료=레피니티브 데이터스트림/로이터]

채권 시장에서 영국 국채인 길트채 가격이 폭락하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치솟는 한편 외환 시장에선 파운드 가치가 동반 하락했다. 영국 국채와 통화는 마치 금융시장을 대혼란으로 끌고 가는 쌍두마차와 같았다. 영국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1파운드=1달러' 수준이 멀지 않았다는 우려 속에 콰텡 재무장관이 전격 경질되고 제러미 헌트 신임 재무장관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덕분에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는 이 모든 사태의 발단이 된 대규모 감세안이 나오기 전 수준으로 반등했다.

소득세율 인하를 취소하고 에너지 보조금 지원 기간을 축소하는 등 트러스 총리의 경기 부양 정책을 대부분 폐기한 덕분이다. 이로써 당초 연 450억파운드 규모의 감세안에서 연 320억파운드 정도가 취소됐다.

재정적자가 약 700억파운드로 추정되는 영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굳이 '해외' 투자자의 돈을 비싸게 빌려서 국민들의 세금을 깎아주고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속칭 '헛발질' 감세안은 이렇게 물거품이 됐다.

◆ "감세를 위해 나랏빚 지는 것은 옳지 않다"

시장은 이제야 영국 정부가 정신을 좀 차렸다며 당장은 반기는 분위기다.

감세 정책 발표 후 연 3%대 후반에서 5%대로 수직상승했던 영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헌트 장관이 정해진 일정을 앞당겨 급히 '시장 달래기'에 나선 17일, 전장 대비 40bp(1bp=0.01%포인트) 내린 연 4.37%에 거래를 마쳤다.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1% 상승한 1파운드당 1.13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는데, 한때 2.2%로 오름폭을 키우기도 했다.

트러스 감세안에 추락한 영국 파운드화 가치 [자료=레피니티브/로이터]

하지만 한 번 잃은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리듯 길트채와 파운드는 계속해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또다시 금융시장 붕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영국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는 "이날 발표만으로는 정부 예산의 구멍을 메우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고, ING는 "영국 정부가 균형예산을 유지하려면 지금 발표된 것 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런던 애버딘 자산운용의 제임스 애씨 투자 책임자는 "영국은 완전히 숲을 벗어난 게 아니다"라며 "높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거의 불가피한 경기침체가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운드화는 여전히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 모든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영국과 관계를 맺으려는 투자자들의 욕구를 계속해서 좀먹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와 함께 파운드화에 대한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 1분기 517억파운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31일 나올 영국 예산책임처(OBR)의 중기 재정 전망이 채권과 외환 시장에 또다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OBR은 영국 재정에 대해 독립적인 분석을 실시하며, 정부 예산안에 대해 일종의 보증 역할을 하는 곳이다.

에퀴티 캐피털의 스튜어트 콜 헤드 매크로 이코노미스트는 "아직도 파운드화를 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참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신임 재무장관은 사실상 '미니 예산안'의 대부분을 되돌렸지만, 여전히 엄청나게 많은 빚이 남았고 그 막대한 재정 구멍은 언젠가는 메워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콜은 "헌트 장관이 앞으로 차입 통제 관련 뭔가 명확한 전략을 제공할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도록 만든 점이 걱정된다"며 "영국의 경제적 평판이 다소 갈려 나간 상황에서 당장 현 내각은 지출 삭감 방안이 없어 보이며, 장관이 결국 시장을 실망시키면 파운드 매도세가 다시 거세질 수 있다"고 봤다.

영란은행(BOE) [사진=로이터 뉴스핌]

월말에 재개될 영국 중앙은행의 양적긴축(QT)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다시 자극해 변동성을 부추길 수도 있다. 영국에서 인플레이션이 1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영란은행(BOE)은 지난해 말부터 금리 인상에 나섰고, 그동안 양적완화(QE)의 일환으로 매입해온 총 8380억파운드의 국채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러스 내각의 '미니 예산안'으로 시장이 대혼란에 빠지자 BOE는 지난달 28일 긴급 국채 매입을 결정하는 한편 당초 이달 6일 시작할 예정이었던 QT를 월말로 미뤘다. 길트채 매도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긴급 국채 매입을 결정한 마당에 국채 매각을 진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기 때문.

그런데 17일 BOE가 채권 시장의 혼란 재발을 막고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국채 매각을 통한 QT를 또 연기할 수 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가 나왔다. 이에 18일 파운드-달러 환율은 일시 1.14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통상 긴축 정책은 통화 가치를 올린다. 하지만 QT를 미룰 수 있다는 소식에 파운드 가치가 높아진 것은 최근 채권 시장 혼란이 파운드화 약세로 이어진 만큼 국채 매각이 연기되면 당분간은 파운드 환율도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중앙은행은 예정대로 국채 매각을 강행할 의사를 밝혔다. BOE 대변인이 "QT를 연기한다는 FT의 보도는 부정확하다"며 이를 일축한 것이다. FT 보도에 상승했던 파운드-달러 환율은 BOE의 공식 부인에 0.2% 하락세로 돌아섰다.

◆ "감세로 인플레 잡겠다"던 트러스 총리 '사면초가'

올해 달러화 초강세로 파운드화는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지만, 영국 경제의 앞날이 어두울 것이란 불안감에 더욱 힘을 잃었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13%를 훌쩍 넘고 4분기부터는 경기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영란은행(BOE)의 전망이 이를 부채질했다.

여기에 영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명목으로 물색없는 감세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 9월26일 파운드-달러 환율은 1파운드당 1.0327달러까지 떨어졌다. 1985년 2월26일 기록한 1.05달러를 깨고 내려가 1972년 변동환율제 전환 이후 최저치를 찍은 것이다.

영국 정부가 금리 인상을 추진 중인 BOE의 긴축 기조와 상충하는 정책을 내놓았다는 데 일단 시장은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대규모 감세안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재정적자를 키울 것이란 우려는 덤이었다. 취임한지 두 달도 안 된 총리가 사면초가인지라 '총리 리스크'는 언제라도 파운드 가치를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총리로 선출되기 전에 트러스 전 외무장관은 '파괴자'를 자처하며 관료주의를 철폐하고 세금을 낮춰 영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감세에 따른 정부의 재정 충당 계획이 없는 밀어붙이기식 정책은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

트러스는 지난 7월21일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가진 영국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감세는 공급 측면에서 경제에 도움이 되고 성장을 촉진할 것이며 인플레이션도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연 380억파운드의 비용이 든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재정연구소(IFS)는 "이는 차입 증가나 공공 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당시 총리 후보로 맞붙은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 또한 같은 날 저녁 L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러한 감세 계획은 대규모 차입으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을 한층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수낵 전 장관은 법인세를 19%에서 25%로 인상하고 소득세 격인 국민보험(NI) 분담금 비율을 1.25%포인트 높이는 한편 에너지 요금에 친환경 에너지세 부과를 추진한 인물이다. 수낵은 보수당의 상징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모델로 내세우면서 대처 전 총리도 세금을 줄이기 전에 먼저 인플레이션을 잡았고 자신도 그 사례를 따를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동안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느라 돈을 많이 푼 만큼 이제는 재정건전성 강화를 힘쓸 때이며 3년 후에는 차입하지 않고 균형 재정을 달성해야 한다는 게 수낵의 논리였다. 하지만 수낵 전 재무장관이 임기 중 추진한 증세 정책을 모두 뒤엎거나 유예하겠다고 공약한 트러스가 결국 영국 총리가 됐다.

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정책 파급 효과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 없이 재무부와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뒤로 하고 밀어붙인 '대중영합주의' 감세안의 역효과는 실로 컸다. 일각에선 영국 금융시장을 이젠 신흥국 수준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영국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영국 중앙은행은 서둘러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여러 차례 시장에 개입해 금융 위기가 경제 전방에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정부의 '헛발질'을 수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여러 차례의 정책 번복과 쿼지 콰텡 재무장관의 전격 해임을 거친 뒤 감세안이 대부분 철회됐지만 영국 정부에 대한 불신의 벽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다.

"국가 전체를 실험실 쥐 취급했다"는 원색적인 비난이 나왔을 정도로 집권 여당인 보수당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당내 반발을 저지하기 위해 트러스 총리는 반대파였던 제러미 헌트를 투입하고 공식 사과도 했다.

그런데도 총리 불신임 이야기마저 나오는 등 트러스 총리의 입지는 시시각각 좁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트러스는 기록적으로 빨리 '좀비'가 된 총리"라고 표현하는 등 영국 현지에서는 그가 수일 내 축출될 수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정권 교체는 또 그 나름대로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재료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좌)과 리즈 트러스 총리(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중앙은행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올리며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치고, 선출직 공무원들은 고물가에 시달리는 유권자들을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리는 '엇박자' 정책을 추진하는 게 비단 영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영국뿐만 아니라 독일과 일본 등도 치솟는 물가에 맞서 경기 부양책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려 경기를 살리려고 하면 그동안 중앙은행이 애써 누르려고 했던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고 시장 혼란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영국 사태를 통해 확인됐다.

파운드화 안정을 위해서는 BOE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더해 영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감세안이 대부분 철회됐어도 영국 경제는 아직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와 상충하는 감세안을 감당할 영국 정부의 재정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국채 가격 폭락에 영국 연기금이 줄도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트러스 감세안에 급등한 영국 모기지 금리 [자료=머니팩츠/로이터]

여전히 차입 비용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지난 9월23일 감세 계획이 발표되기 이전 수준을 훨씬 웃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량주로 구성된 FTSE100지수에서는 800억파운드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해버렸다. 지수는 여전히 감세안 발표 전보다 3% 정도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시장 전문가들은 파운드화의 추가 상승이 영국의 암울한 경제 전망에 막혀있다고 판단한다. 파운드화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6% 하락하며 주요 통화 중 가장 성적이 저조한 통화 중 하나다. 어느 정도의 평가절하는 수출 경쟁력을 회복시키고 경상수지 적자를 축소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고물가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파운드화 약세는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에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을 계속하라는 압력을 가해지면 결국 영국 소비자들에게 나쁜 일이다.

◆ "46년 만에 다시 IMF 구제금융 받을 수도"

파운드화 약세는 세계 6위 경제 대국인 영국 경제 내 한층 광범위한 문제에 뿌리를 둔 표면적인 증상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브렉시트 여파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더딘 영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영국인들의 생계비 위기를 심화하고 있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 1분기 0.8%에서 2분기에 마이너스(-)0.1%로 떨어졌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6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영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0.4%에서 -1%로 낮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은행은 "성장 모멘텀 약화와 재정 여건 악화, 내년 4월 법인세 인상 등을 고려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내년에 더 심각한 경기침체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에 10.1%를 찍고 8월에 9.9%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란은행(BOE)은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50bp 올려 잡으면서 물가 상승률이 올해 안에 13%를 넘기며 정점을 찍을 것으로 봤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걱정이다. 유럽 전역에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의 휘발유 가격은 2016~2021년 평균의 약 6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트러스 내각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2년간 가정용 에너지 비용 상한선을 연 2500파운드로 설정하고 가계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지원 정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18일 헌트 장관은 영국 가계와 기업을 위한 에너지 요금 지원 기간을 당초 2년에서 6개월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폴 애시워스 수석 경제학자는 "에너지 지원책이 당초 예정된 2024년 10월에서 내년 4월까지만 제공되는 것으로 수정되면서 재정적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에 따라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더 높은 수준에서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으며, 가계의 실질소득이 더 빠르게 줄고 침체도 더 깊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8월 씨티그룹은 영국의 소비자물가가 내년 초 19% 가까이 뛸 것으로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최대 22%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1974년 16.7%에서 1975년 25%를 기록했고, 영국 정부는 1976년 12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9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 영국이 처한 고물가 저성장 상황을 두고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불확실성, 큰 폭의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파운드화에 대한 하방 압력이 점차 커지면서 46년 전 IMF 구제금융 당시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파운드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1974년 집권한 영국 노동당 정부는 당시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사회보장제도 확대를 위해 공공지출을 늘렸다.

대규모 차입과 함께 급증하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영국 정부는 1976년 재정 지출 삭감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투자자들이 영국 국채 매입을 꺼리면서 재정 상황이 악화된 영국은 결국 공공지출 축소와 금리 인상 등을 조건으로 구제금융을 받았다.

트러스 내각이 출범한 이후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은 붕괴하는 영국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46년 만에 다시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3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영국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며 "영국은 결국 IMF 신세를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또 시장 참가자들은 영국 정부의 정책 U턴 이후 투자심리가 개선됐지만 투자자들이 BOE의 금리 전망을 재평가하게 됐다고 말한다.

ING의 제임스 스미스 선진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영국 재무장관의 행보는 BOE가 공격적으로 행동할 필요성을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이제 ING는 BOE가 오는 11월3일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 금리를 100bp가 아닌 7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BOE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한 이후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 0.25%에서 올해 9월 2.25%로 올랐다. 시장에선 BOE가 오는 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0bp 올려 1989년 이후 최대 폭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 파운드 환율 전망치, 한 달 전보다 낮아져

전문가들은 영국이 직면한 정치적 · 경제적 위협 요인 속에서 파운드 가치가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5일까지 약 60명의 외환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한 달 뒤 1.09달러로 하락하고 6개월 뒤에는 1.10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1년 뒤에는 1.16달러로 설문조사가 실시되던 당시에 비해 약 3.6%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한 달 전 조사 당시의 각각 1.16달러, 1.18달러, 1.23달러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치에서 대폭 하향 조정된 것이다.

(下편으로 이어짐)

kimhyun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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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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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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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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