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으로만 활용...재난대응 활용? "말하기 어려워"
"재난에 빅데이터 제대로 활용 못해 아쉬워"
핼로윈 기간, 밤 9시에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린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핼로윈 기간 이태원에 몰린 인파가 급감했는데 지난해부터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다. 뉴스핌이 서울시 공공데이터 공개 사이트 열린데이터 광장 사이트에 올라온 이태원 1동 인구 데이터를 분석해 추출한 결과다. 정부가 이런 빅데이터만 제대로 활용했어도 이번 참사를 사전에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서울시가 KT로부터 실시간 인구 데이터를 유상으로 제공받고 있지만, 이것을 재난상황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 해 이태원 참사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재난막는 빅데이터] 글싣는 순서
1. "핼로윈 이태원, 토요일 밤9시 사람 가장 많다"…예측있었다
2. 서울시 1.4억 실시간인구데이터...재난상황엔 '무용지물'
3. 제2의 참사 막으려면..."빅데이터, 재난에 적극 활용해야"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9월부터 KT로부터 실시간 인구 데이터를 제공받고 있다. 실시간 인구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위해 편성한 서울시 예산은 1억4000만원으로, 그 안에는 KT로부터 데이터를 제공받는 비용과 개발비 등이 포함됐다.
서울시가 제공하는 실시간 인구 데이터 페이지 내 이태원 관광특구 인구 밀집도. [사진=열린데이터광장 홈페이지 갈무리] |
KT 관계자는 "데이터 제공 비용이 얼마인지는 양사 협약 요건에 따르고, 정확한 비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실시간 인구 데이터란, 특정 시점과 특정 장소에 인구가 얼마나 모여 있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데이터다. 이통3사 모두 실시간 인구 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것은 휴대폰과 기지국 수신 신호를 기반으로 취합된다.
휴대폰은 이용을 하지 않더라고 휴대폰이 켜있는 상태라면 주변 기지국과 1~2초를 사이에 두고 주기적으로 수신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수신 신호로 기지국 시그널 정보를 활용해 특정 지역과 장소에 모인 인구 수를 예측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실시간 인구 데이터를 활용해 서울시 공공데이터를 공개하는 서울 '열린데이터광장' 사이트에서 서울시 주요 명소 50곳의 인구 밀집도를 보여주고 있다. 50곳 안에는 이태원 관광특구를 포함해 관광특구, 고궁·문화유산, 공원 등의 실시간 인구 추이 및 전망, 혼잡도 등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문제는 서울시가 예산까지 편성해 실시간 인구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단순 시민 정보 제공이나 관광 목적으로 활용할 뿐 재난 대처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 했다는 점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통3사 모두 실시간 인구 데이터를 확보해 비즈니스 모델로 개발하고 있고, 각각 정부 부처에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웬만하면 사람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있으니 통신사의 데이터가 가장 유의미한데, 정부부처에서 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는 이태원 참사가 있었던 지난 29일 오후 11시 56분에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 긴급사고로 현재 교통통제 중. 차량 우회 바랍니다."라는 재난 문자를 처음으로 보냈다. 오후 10시 100여건의 신고가 급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고 접수 후 몇 시간이 지나서야 재난문자가 발송된 것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번에 빅데이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 한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유동인구 데이터는 지금까진 다른 용도로 썼다면 재난 방지 용도로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디지털정책관 빅데이터담당관 빅데이터분석팀 관계자는 "실시간 인구 데이터는 내부적으로 관광 및 한강공원 쪽으로 활용하고 있고, 데이터 개방의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재난대응 활용 계획과 관련해선 "내부 계획 중이라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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